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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딸 숨지게 한 부모 "국민참여재판 싫다…혐의 인정도 결정 못해”

중앙일보 2019.07.16 11:39
생후 7개월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부부가 지난달 7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인천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생후 7개월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부부가 지난달 7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인천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인천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 영아를 5일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A씨(21)와 B양(18)이 첫 재판에서 혐의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다. 
 
살인, 사체 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부부에 대한 재판은 16일 오전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송현경) 심리로 열렸다. 머리를 밝은색으로 염색한 부부는 각자 푸른색·황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서 손을 모으고 섰다. 조금 긴장한 듯 보였지만 곧 담담한 표정으로 판사를 바라봤다. A씨는 고개를 돌려 방청석을 둘러보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인 피의자들은 부부싸움 뒤 생존 능력이 없는 생후 7개월 피해자를 애완견 2마리와 집에 두고 하루 1·2회 가보는 방식으로 방치하다가 피해자가 애완견으로부터 공격받는 상황과 집이 애완견의 오물, 쓰레기로 더럽혀진 것을 알면서도 사망하게 뒀다.
또 검찰은 부부는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발견하고도 그대로 둔 채 다음날 새벽 무렵 매장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를 이불에 싸 종이박스에 넣고 현관문 앞에 방치해 사체를 유기했다고 판단했다. 
 
판사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부부의 변호인은 “의견을 정리하지 못했다”며 “다음 재판 기일 전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묻는 말에는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부는 재판이 끝나자 고개를 숙이고 법정에서 나갔다. B양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입을 꽉 다물고 아래를 바라보기도 했다. 
 
부부는 지난 5월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 동안 인천시 부평구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숨진 영아는 지난 6월 2일 딸 부부가 연락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아파트를 찾은 외할아버지에게 발견됐다. 당시 머리, 양손, 양다리에 긁힌 상처가 난 채 거실에 놓인 종이상자 안에 담겨 있었다. 
 
B양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아이 양육 문제와 남편의 외도 등으로 자주 다퉜으며 서로 아이를 돌볼 거라고 생각하고 집을 나갔다”고 진술했다. B양은 검찰 조사에서 “딸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지만 A씨는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부부는 집을 나간 동안 각자 지인들과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의 다음 재판은 오는 8월12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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