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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으로 기업실적 속속 악화…'보험성' 금리인하가 능사?

중앙일보 2019.07.16 05:00
미 연방준비제도(Fed) 빌딩

미 연방준비제도(Fed) 빌딩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설 채비를 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가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업 2분기 실적 악화 예상
중앙은행 부양 여력 약화 우려도

 
 15일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익은 2.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 어도비, 하니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1분기 0.3%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다. 이러한 순익 감소세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실적에 먹구름이 낀 곳은 미국 뿐이 아니다. 세계 최대 화학업체인 독일 바스프(BASF)도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올 회계연도 순익 전망치가 30% 떨어질 것"이라고 최근 공개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타격을 크게 받은 곳은 수년간 미국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IT기업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88개 기업 중 26개가 IT업체였다. 반도체업체 마이크론과 인텔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 실적에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다. 떨고 있는 곳은 씨티그룹과 JP모건 등 대형은행이다. 금리가 떨어지며 실적이 나빠질 우려가 있어서다. 
 
 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에는 호재다. 풀린 돈이 주식을 비롯한 자산 시장으로 몰려들며 값이 오를 수 있어서다. 문제는 유동성이 끌어올린 주가가 사상누각과 같다는 데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분기에 이어 3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도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금리인하가 주가를 지탱해 주고 있지만 실적이 계속 악화하면 투자자들도 주식 적정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선제적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압력이 커진다면 자산가격의 급락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무역갈등은 물론 수면 아래 있는 미·유럽 무역갈등 이슈가 해소되지 않으면 세계 경기는 내년 중 침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펼치는 통화완화 정책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중앙은행이 700차례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사실상 실탄이 떨어진 만큼 금리 인하의 효과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기준금리는 5%대로 금리를 내릴 여력이 많았지만 현재는 2.25~2.5%로 절반에 불과하다. 유로존의 기준금리는 제로이고, 일본은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몇년째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 자극을 줄만큼 금리를 낮추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금리를 낮춰도 무역전쟁 등 각종 변수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정부와 기업의 부채를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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