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남 문화스포츠 에디터
재작년 서울미술관 전시에 나온 총 30점의 연작을 찬찬히 뜯어본 건 그래서였다. 종교적 신앙이나 남다른 미술적 지식은 없지만,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고 친근하게 그려낸 파격에 끌렸다.
![1989년 처음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어 공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7/16/623b27f0-03f9-45c4-b6b2-72bc0ced07ca.jpg)
1989년 처음 개봉한 애니메이션 ‘인어 공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일부 반발도 있다. 원작 동화 ‘인어공주’의 작가 안데르센이 덴마크 사람인데 흑인 인어가 웬 말이냐는 말도 나온다. 이런 논리를 따르자면 덴마크 왕자가 주인공인 셰익스피어 희곡 ‘햄릿’은 한국 배우가 공연해선 안 될 작품이다. 사실 30년 전 나온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도 약 200년 전 나온 동화를 곧이곧대로 옮기지는 않았다.
맥락을 무시하고 남의 문화를 내 것인 양 갖다 쓰는 문화적 전유는 비판을 받곤 하지만, 충실한 해석과 상상력을 통한 재해석은 기존 문화에 생명력을 더하곤 한다. 일부에서 예를 드는 대로, 콩쥐팥쥐 같은 전래동화도 피부색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는 예전의 동요 구절일 뿐, 적어도 21세기 한국사회가 배경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후남 문화스포츠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