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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 경고한다”

중앙일보 2019.07.16 00:06 종합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제한에 대해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건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별도로 관리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문화·외교·안보 분야의 협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수출 제한, 한·일 경제협력 틀 깨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중대 도전”“성장 막아” 강경 발언
강제징용 판결 해법엔 유연해져
“한국 제안이 유일한 방안 아니다”
바른미래 “대일 선전포고” 비판

언론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은 “중대한 도전” “성장을 가로막은 것”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 같은 표현을 써 가며 작심한 듯 대일(對日)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이번 조치를 “반세기간 축적해온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제조업 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분업 질서 속에서 연결돼 함께 성장해 왔다”면서다. 그러곤 우리 핵심산업인 반도체 소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의도가 거기에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언급하며 “결국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했다.
 
문 대통령 “일본, 경제·과거사 연계는 현명하지 못한 처사”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도 SNS를 통해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가 상호 의존과 상호 공생으로 반세기 간 축적해 온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도 SNS를 통해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가 상호 의존과 상호 공생으로 반세기 간 축적해 온 한·일 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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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부실 관리 의혹 제기에 대해선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수출제한) 조치 이유로 내세웠다가 국제사회의 지지를 못 얻자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며 “우방국으로서 한국에 먼저 문제를 제기하면 될 터인데 아무 말이 없다가 느닷없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의 수출 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외교적 논의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원만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는데, 우리가 제시한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는 없다”면서다. 정부가 최근 일본에 제안했다 거절당한 ‘1+1’(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을 재원으로 피해자에게 보상) 제안을 가리킨 듯하다.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는 합리적 방안을 함께 논의해 보자는 것이었다”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실질적 논의가 가능하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제안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 없이 “국회와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도 당부한다.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본다면 협력을 서둘러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만 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대응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가 지도자가 실무자처럼 항목별로 짚어가며 반박하면 국민 정서상 시원할 수 있겠지만 협상에는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사실 일본 조치의 실제 효과는 수출 지연 정도일 텐데, 우리가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말하기보단 국무총리나 외교 장관이 나서야 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에선 “대통령이 나서 해결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싸움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참모들이 로키(low-key, 낮은 수위)로 관리하자고 제안하는데, ‘국제법상 우리가 잘못한 게 없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워낙에 강하다. 결국 일본이 철회해야 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강경 메시지에 대해 야권은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가능하면 우회하고, 외교와 정치로 풀고자 하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며 “결국 전면적인 대립으로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대일 선전포고이고 ‘국민동원령’”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권호·위문희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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