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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 모기’ 국내 첫 발견…“태국서 비행기 타고 온듯”

중앙일보 2019.07.16 00:04 종합 16면 지면보기
태국·필리핀·베트남 등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뎅기열의 바이러스가 국내 모기에서 처음 발견됐다. 뎅기열은 동남아 여행객이 현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돼 오는 ‘수입 감염병’이다. 그런데 ‘뎅기 모기’가 발견됨으로써 국내 발생 가능성과 ‘토착 감염병’이 될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이번에 바이러스가 발견된 모기는 반점날개집모기인데, 수십종의 모기 중 반점날개집모기에서 뎅기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1896년 뉴칼레도니아 이후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영종도서 잡아, 태국 것과 일치
토착 감염병 될 우려, 질본 비상

‘뎅기 모기’가 발견된 지역은 인천 영종도 을왕산이다. 조신형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매개체분석과장은 “이번 바이러스는 ‘혈청형 2(DENV-2)’로 확인됐으며 유전자가 태국 것과 99% 일치했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태국에서 반점날개집모기가 비행기 화물칸에 타고 왔다가 을왕산까지 날아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뎅기 바이러스는 이집트숲모기·흰줄숲모기가 옮기는데, 태국에서도 반점날개집모기가 옮긴 적이 없다. 질본은 뎅기 모기가 나오자 깜짝 놀라 을왕산 일대에서 1381마리의 모기를 채집해 조사했고, 여기서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다. 질본은 감시 지역을 확대하고, 을왕산 주변 주민을 조사하고 있다.
 
질본은 이 모기가 환자(사람)를 물면서 사람한테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가능성이 약하긴 하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 모기가 3자를 물면서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게 된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이런 사이클에 의한 뎅기열 토착화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2014년 69년 만에 자체 환자가 발생한 일본이 그랬다.  화물 배가 들락거리는 부산과 같은 항만 지역과 공항 주변을 위험지역으로 꼽았다.
 
지난해 해외 여행객 159명이 뎅기열에 걸려 입국했다.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90명이 걸렸다. 이번에 바이러스가 발견된 인천에서는 지난해 8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올 1~6월 8명이 발생했다. 뎅기열에 걸리면 70~80%가 증상 없이 지나간다. 일부는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백혈구감소증, 혈소판감소증, 출혈 등이 생기고 재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돼 숨지기도 한다. 아직 국내 사망자는 없다.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환자가 84% 증가했고 398명(0.4%)이 숨졌다. 베트남은 209% 증가했고 8만여명 중 4명이 숨졌다. 태국은 59% 증가했고 58명이 숨졌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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