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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Q 한국이 캐치올 규제 어겼다? A 산업부 “일본보다 엄격 적용”

중앙일보 2019.07.16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해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한국의 ‘캐치올(Catch All·전략물자·민수물자를 대량살상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대한 수출규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 최근 3년간 양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양국 간 신뢰관계가 훼손됐다는 점, 한국 기업이 반도체 소재 3대 품목에 대한 납품 기한을 짧게 요청하는 데 따라 일본의 수출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측의 주장을 팩트 체크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근거 셋 살펴보니
Q 3년간 양자 협의 없어 신뢰 훼손?
A 정부 “올 3월 이후 협의키로 합의”
Q 한국 기업이 납품기한 짧게 요청?
A 일본 정부가 수출 지원 위해 허용

일본 측은 한국의 구체적인 캐치올 규제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후지TV·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이 지난 4년간 무기로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를 156차례 한국이 밀수출했다고 보도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전략물자 통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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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은 대량살상무기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에 대해서도 캐치올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재래식 무기를 제외하고 있는 일본보다 범위가 더 넓다. 2003년 1월 해당 제도를 도입해 올해로 16년째다. 류세희 전략물자관리원 제재대응실장은 “과거 이란 등에 대해서는 공작기계 등 다수의 민수물품에도 캐치올 규제를 시행한 사례가 있다”며 “문제가 되는 물자 수출을 반려하거나, 비밀준수 의무를 지키는 조건으로 사후조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화이트 리스트로 분류된 27개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서는 캐치올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나, 사후보고 의무를 강제하지는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연간 10여 건 심사를 진행하는 등 일본보다 오히려 캐치올 제도 운용 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2016년 6월 이후 양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일본의 주장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전략물자 통제와 관련한 양자 협의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서울과 도쿄를 오가며 총 6차례 이뤄졌다. 마지막 협의는 2016년 6월 국장급으로 이뤄진 협의였다. 2018년 2월에는 일정만 조율하고 실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3월 이후 양자 협의를 갖자고 지난해 말 이미 합의를 한 만큼 양자 협의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며 “그간 양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양측이 상호 날짜를 조율했지만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방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한국은 2013~2018년까지 매년 아시아 수출통제 세미나를 열고 일본 경제산업성과 접촉해 왔다. 2016년과 2018년에도 서울에서 산업부 무역안보과장과 일본 경산성 측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관련해 별도로 세미나를 가졌다. 이 때문에 협의가 없어 양국의 신뢰관계가 훼손됐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짧은 납기 문제는 원인과 결과가 따로 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일본’ 기업이 한국 기업에 수출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허용한 것이다. 전략물자관리원 측은 “이 때문에 ‘한국’ 기업이 일본 정부에 허가 절차를 빨리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성립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일본 측이 언급한 납기일을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요청한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이는 기업과 기업 간 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화이트 리스트 품목 전체를 개별 허가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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