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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분 NO…비건 화장품이 뜬다

중앙일보 2019.07.16 00:02 종합 20면 지면보기
의식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제품, 특히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립스틱·섀도 등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도 동물성 원료 사용과 동물 실험 유무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사진 아워글래스]

의식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제품, 특히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립스틱·섀도 등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도 동물성 원료 사용과 동물 실험 유무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사진 아워글래스]

동물성 음식 피하기, 모피(fur) 거부하기 등 라이프스타일 전체에 ‘비거니즘(veganism·완벽한 채식주의)’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을 ‘채식의 해’로 선언했다. 2019년 세계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사람들이 동물성 제품을 피하는 삶의 방식에 관심이 높다”며 “25~34세의 미국인 중 1/4이 채식주의자로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먹는 것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바르는 것, 입는 것에서도 ‘비건’을 선언하는 이들이 많다. 동물 성분을 포함하거나 동물 실험을 하는 화장품은 사용하지 않고, 인조 모피와 인조 가죽 옷을 고집한다.
 

필(必)환경라이프① 비건 화장품
먹고, 입고, 피부에 바르는 것까지
친환경, 윤리적 소비 관심 높아져

그 중에서도 먹는 것과 가장 밀접한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피부에 바르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엄격한 소비자들은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화장할 때 사용하는 메이크업 제품에까지 비건 기준을 적용한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을 의미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화장품이라고 모두 비건 제품은 아니다. 동물 실험은 하지 않아도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완전한 비건 제품은 두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의식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제품, 특히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립스틱·섀도 등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도 동물성 원료 사용과 동물 실험 유무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사진 이니카 인스타그램]

의식있는 소비, 윤리적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비건 제품, 특히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킨케어 제품은 물론, 립스틱·섀도 등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도 동물성 원료 사용과 동물 실험 유무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사진 이니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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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속 동물 성분으로는 양털에서 추출한 기름인 라놀린, 동물성 지방에서 추출하는 글리세린·올레산, 상어 간유에서 추출해 립밤·보습제 등에 사용하는 스쿠알렌, 동물 위에서 추출해 탈취제·비누 등에 사용되는 스테아르산, 동물의 조직·뼈·피부 등에서 추출하는 콜라겐 등이 있다. 꿀벌이 만든 벌집 밀랍에서 추출한 비즈 왁스 성분 역시 동물 성분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비건 화장품의 경우, 비즈 왁스 대신 콩 왁스 등을 사용한다.
 
클라란스는 최근 10대를 위한 비건 라인 ‘마이 클라랑스’를 선보였다. [사진 각 브랜드]

클라란스는 최근 10대를 위한 비건 라인 ‘마이 클라랑스’를 선보였다. [사진 각 브랜드]

지난해 5월 국내에 들어온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제품의 90% 이상이 비건 화장품으로 구성됐다. 2020년까지 전 제품을 비건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다. 동물 실험도 하지 않는다.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에서만 60억 원대 매출을 올릴 정도로 반응이 좋다. 화장품 브랜드 클라란스는 지난 6월 10대를 위한 비건 화장품 ‘마이클라랑스’를 한국에 소개했다. 동물 성분을 사용하지 않으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프렌들리 제품임을 강조한다. 지난 6월 국내 론칭한 스위스 브랜드 ‘벨레다’ 역시 비건 브랜드다.
 
국산 브랜드도 있다. ‘보나쥬르’의 41개 제품은 영국 비건 단체인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인증을 받았다. 비건 뷰티 브랜드를 지향하는 ‘디어달리아’는 연지벌레에서 추출하는 색소인 카민, 동물성 왁스를 사용하지 않은 메이크업 제품을 만든다. 국내 화장품제조사인 코스맥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인증기관 EVE에서 화장품 생산 설비에 대한 비건 생산 인증을 받았다. EVE의 비건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비동물성 유래 원료 사용·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원료 및 완제품 사용 등을 준수해야 한다.
 
카민 성분이 없는 쉐도우를 개발한 ‘캣본디’. [사진 각 브랜드]

카민 성분이 없는 쉐도우를 개발한 ‘캣본디’. [사진 각 브랜드]

아직까지 국내에선 비건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건 확실하다. 2016년 8월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캣본디’는 인스타그램에 “드디어 카민이 포함되지 않은 섀도를 만들었다”는 내용의 포스팅을 올렸다. 카민은 연지벌레에서 추출되는 염료로 붉은색이 필요한 대부분의 메이크업 제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동물성분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런 카민 성분조차 포함되지 않은 완전한 비건 코스메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외에도 호주의 비건 메이크업 브랜드 이니카(Inika), 윤리적 립스틱 전문 브랜드 악시올로지(Axiology), 마스카라에 사용되는 밀랍조차 동물성 원료나 부산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닷(B.), 동물 털을 사용하지 않는 브러시 브랜드 에코 툴스(eco tools) 등 이미 수십 개의 비건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윤리적 립스틱 전문 브랜드 ‘악시올로지’. [사진 각 브랜드]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윤리적 립스틱 전문 브랜드 ‘악시올로지’. [사진 각 브랜드]

비건 코스메틱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시장 조사 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홍희정 뷰티&패션 부문 수석 연구원은 “미래 한국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기존 미국·프랑스 등 선진 뷰티 강국과 같은 수순을 밟으며 다양한 소비자들을 고려한 ‘건강하고 착한’ 뷰티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건강한 원료로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클린 라벨 제품’, 동물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제품’ 등이 유망할 것으로 꼽았다.
 
동물의 털 대신 인조모를 사용하는 브러시 브랜드 ‘에코 툴즈’. [사진 각 브랜드]

동물의 털 대신 인조모를 사용하는 브러시 브랜드 ‘에코 툴즈’. [사진 각 브랜드]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네타포르테의 뷰티 디렉터 뉴비 핸즈는 “최근 소비자들이 브랜드 철학이나 윤리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클린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타포르테는 화장품 판매 페이지에 천연·식물성·유기농 성분을 사용하는 제품만 소개하는 ‘클린 뷰티(Clean beauty)’ 카테고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의 뷰티&퍼스널 케어 디렉터 로시다 카놈은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비건 코스메틱은 확실히 성장추세”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리적인 고려를 하는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퍼뜨리는 영향력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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