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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는 여행객 줄었다, 전세기 상품 첫 판매중단

중앙일보 2019.07.16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 여행 취소가 잇따르면서 12일 김포와 일본 시마네현을 잇는 전세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사진은 이날 전세기 운항을 중단한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사무실. [뉴시스]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 여행 취소가 잇따르면서 12일 김포와 일본 시마네현을 잇는 전세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사진은 이날 전세기 운항을 중단한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사무실. [뉴시스]

일본행 전세기 여행상품이 끊겼다. 아베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이후 일본여행 상품 판매가 중단된 건 처음이다. 한국 소비자가 벌이는 ‘보이콧 재팬’이 여행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이콧 재팬’ 여행사에 점차 영향
하나투어·모두투어 예약률도 뚝
“아베 정부에 타격 주기엔 역부족”

AM투어는 지난 13일부터 50석짜리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전세기를 이용한 일본 시마네현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AM투어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40석 이상 찼지만, ‘일본여행 가지 말자’는 소비자 불매운동 이후 좌석 점유율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무리하게 전세기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AM투어가 판매한 시마네현 패키지 상품은 6~10월에 한해 주 3회 출발하는 전세기 편으로 가격은 3·4일 각각 49만9000원, 59만9000원이었다.
 
‘보이콧 재팬’은 대형 여행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1위 여행사 하나투어는 일본 여행상품 예약률이 뚝 떨어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 전) 일본 신규 예약자는 하루 평균 1100여 명이었지만, 8일 이후 하루 600~7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단 “이미 예약한 고객이 취소하는 경우는 예년과 비교해 큰 차이 없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도 지난해 하루 1000명 선이던 일본 행 여행객이 최근 500명으로 내려앉았다. 일본전문여행사 NHN여행박사는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있었던 지난 4일 이후 “1주일 동안 예약 건수가 15팀”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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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고이즈미 내각 이후 일본 정부는 ‘비지트 재팬(Visit Japan)’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여행객을 끌어들여 내수 경기를 살려보자는 취지였다. 특히 침체한 지방경제의 회생에 관광산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방일 외국인 여행객은 521만명으로 ‘1000만 관광객’이 목표였다.
 
10여 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캠페인은 2013년 1000만명을 넘어선 뒤 수직 상승했다. 2016년 2000만명 돌파에 이어 지난해 3000만명에 훌쩍 넘겼다. 한국·중국·대만의 폭발적인 일본여행 수요가 ‘관광 일본’을 이끌었다. 지난해 3국의 방일 여행객은 2067만명으로 전체의 66%에 달한다. 특히 2017년 한·중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분쟁이 일자 한·중 관광객이 일본으로 몰려간 측면이 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을 4000만명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여행 보이콧’은 아베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항공·호텔 예약이 6개월 내지 1년 전부터 이뤄지는 여행산업의 특성상 방일 여행객 감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도쿄올림픽 등 일본 정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 한·일 간 분쟁은 여행객 수치가 아닌 더 큰 가치가 충돌하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 정부는 작은 것을 희생하고서라도 일본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일본 여행 안 가기로 아베 정부에 타격을 주기는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한국 여행사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엔고 등의 영향으로 올해 방한 일본인 여행객이 증가 추세다. 일본 불매운동 등 반일 감정 고조로 일본 여행객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하나투어·제주항공 주가는 10% 이상 떨어졌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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