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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룸살롱이야?"…명성교회 예배 방해한 투자회사 대표 벌금 1000만원

중앙일보 2019.07.15 11:38
명성교회 내부 모습. [사진 명성교회]

명성교회 내부 모습. [사진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3개월에 걸쳐 신도들의 예배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투자회사 대표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안은진 판사는 예배방해, 폭행치상 등의 혐의를 받은 M&A 투자전문회사 대표 박모(48)씨에게 벌금 1000만원형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7년 7~10월 교회 예배당에서 신도 약 7000명과 김삼환 목사가 예배하는 도중 큰소리로 “네가 목회자냐, 정신 차려”라고 소리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수석부목사 자리에 앉아있던 그에게 안전요원이 “신도 자리로 옮겨 달라”고 요구하자 “여기가 무슨 룸살롱이냐. 무슨 예약하는 자리냐. 일반 성도는 여기 앉으면 왜 안 돼”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박씨는 그해 10월22일에는 오전부터 오후 6시쯤까지 교회 앞에서 김 목사를 향해 “원수를 사랑하라더니 이래도 되냐”라며 소리를 질렀다. 경찰까지 출동한 상황에서 박씨는 그를 제지하기 위해 다가간 교회 직원 A씨(52)의 가슴을 밀쳤다. A씨는 바닥에 뒷머리를 부딪쳐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어 4주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박씨는 명성교회 예식장에서 외식 뷔페 사업을 하기 위해 김 목사를 만나려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이와 같은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큰소리를 내지 않았고, 교회 관계자들이 나를 억지로 예배당에서 끌어내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다소 끌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폭행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A씨가 어둠 속에서 불쑥 나타나 시비를 걸기에 당황한 나머지 밀쳤을 뿐이므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씨가 폭력 행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음에도 누범 기간에 범행을 저질렀으며 수차례 반복해 예배방해죄를 저질렀고, 다수의 교인이 엄벌을 탄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박씨가 명성교회 측에 상당한 금전적 보상을 했으며 폭행치상 피해자와도 합의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올해 창립 39주년을 맞은 명성교회는 등록 교인 수 10만명의 대형 교회다. 2017년 11월 아버지인 김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승계하는 과정에서 소속 교단 헌법을 어겼다는 정당성 논란이 벌어지며 교회 측과 반대파로 나뉘어 2년째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김충환 전 한나라당 의원이 세습 반대파가 건 현수막을 자르려고 낫을 휘두르다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해당 논란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재판국이 오는 16일 세습 위법성 여부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리면서 결론이 날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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