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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펜션 극단적 선택 3명 내일 부검 예정

중앙일보 2019.07.15 11:27
14일 제주 시내 한 펜션서 출동한 119구조대가 부상자를 옮기는 모습.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14일 제주 시내 한 펜션서 출동한 119구조대가 부상자를 옮기는 모습.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성인 남녀 4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3명이 숨진 가운데 경찰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을 진행한다.
 

펜션 내부에서 유서대신 메모지 발견돼
업주가 손님 퇴실 않자 수상히 여겨 신고
경찰 정확한 사인 밝히기 위해 부검 계획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펜션에서 숨진 이들이 왜 숨졌는지, 정말 스스로 극단적 시도를 한 게 맞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부검이 빠르면 오는 16일 진행된다. 제주시 용담 3동에 있는 모 펜션 업주가 지난 14일 낮 12시5분께 “이틀 전 입실한 남녀 투숙객 4명이 객실에서 퇴실하지 않고, 인기척 없는 상태로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함께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이 객실 내부에 들어갔을 때 남녀 4명 모두 심정지이거나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객실 내부에서 이미 사망한 이모(42·여)씨, 의식이 없는 최모(40)씨와 정모(38)씨, 나모(25·여)씨를 잇따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정씨와 나씨가 치료 도중 사망했다. 중상을 입은 최씨는 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주소지가 서울과 대구 등 다른 것으로 파악돼 서로가 모르는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14일 제주 시내 한 펜션서 출동한 119구조대가 부상자를 옮기는 모습.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14일 제주 시내 한 펜션서 출동한 119구조대가 부상자를 옮기는 모습.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발견 당시 시신의 상태나 주변상황으로 볼 때 일단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카페나 개인 사회연결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극단적 시도를 동반으로 하자는 내용의 글이 자주 포착되는 만큼 이런 의도로 만난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포렌식 기법을 활용해 이들이 남긴 휴대전화의 문자나 검색 기록 등을 이번 주 내로 분석할 예정이다.
 
현장에선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지만, 메모장이 발견돼 경찰이 내용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메모장에는 보내는 주체가 특정되지 않은 메모 형식의 글이 적혀 있었다. 메모지는 A4용지보다는 작고 일반적인 휴대용 수첩보다는 큰 사이즈다. 경찰관계자는 “메모지 내용만 보면 가족에게 보내는 건지, 펜션에 모인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내용인지 주체가 애매한 표현이 주로 담겨 이것을 유서로 봐야 할지는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는 서울(김포)에서 제주로 올 때 사용한 비행기표 1장과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기구 등이 발견됐다. 현장의 현관문과 창문 등은 틈새로 들어오는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접착 테이프 등으로 마스킹 작업이 돼 있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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