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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웃옷 금지령’은 아니에요

중앙일보 2019.07.15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중국이 도시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로, 이른바 ‘베이징 비키니’ 단속에 나섰다. 중국에선 여름이면 웃통을 드러내거나 상의 밑부분을 올려 배를 내놓고 다니는 남성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발도 적지 않다. “에어컨을 켜는 것보다 상의를 벗고 웃통을 드러내는 편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웃통을 드러내는 것은 중국 남성들의 오랜 피서법인데 공공장소에서 상의를 벗으면 벌금까지 내야 한다니 지나치다” 등의 댓글로 항변하고 있다.
 
댓글 속 ‘상의’를 달리 표현하면 웃옷일까, 윗옷일까. 의외로 ‘웃옷’이란 답변이 많다. “웃옷을 벗고 웃통을 드러내는” “웃옷을 벗으면 벌금까지 내야 한다니”로 쓰면 다른 의미가 돼 버린다. ‘윗옷’이라 해야 바르다. ‘웃옷’과 ‘윗옷’의 뜻 차이를 모르거나 하나만 표준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둘 다 표준말로 쓰임새가 다르다.
 
‘웃옷’은 맨 겉에 덧입는 옷을 말한다. ‘윗옷’은 위에 입는 옷인 상의를 이른다. 하의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점퍼·외투 등 겉에 입는 옷은 ‘웃옷’, 블라우스·셔츠 등 치마·바지와 짝을 이뤄 위에 입는 옷은 ‘윗옷’으로 사용한다.
 
‘윗’과 ‘웃’의 구분법은 간단하다. 위와 아래의 구분이 분명하면 ‘윗’을, 그렇지 않으면 ‘웃’을 쓴다. ‘윗’은 ‘윗동네/아랫동네’ ‘윗니/아랫니’ ‘윗사람/아랫사람’처럼 위아래 대립되는 말이 있을 때 사용한다. ‘웃어른’ ‘웃돈’ ‘웃국’처럼 위아래 대립이 분명하지 않을 때는 ‘웃’을 붙인다. 어른은 아래위가 구분되지 않으니 ‘윗어른’은 틀린 말이다. ‘웃돈’ ‘웃국’도 ‘아랫돈’ ‘아랫국’이 없으니 ‘윗돈’ ‘윗국’으로 쓰지 않는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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