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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글자수 하나하나 손가락 꼽으며…350명 열띤 시조축제

중앙일보 2019.07.15 00:02 종합 23면 지면보기
중앙학생시조백일장 본심에서 학생들이 시제에 맞춰 시조 짓기를 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앙학생시조백일장 본심에서 학생들이 시제에 맞춰 시조 짓기를 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시조 공부를 하면서 아이가 말을 더 예쁘게 해요. 의성어와 의태어 표현도 훨씬 더 다양해졌어요.”(경기 산본 태을초 3학년 김시현 양의 아버지 김상훈씨)
 

13일 동국대서 백일장·암송 본선
시조 백일장 열정 학부모들 놀라
융복합 시대, 예술적 감성이 바탕

“문예창작과를 지망해요. 동화 작가가 꿈이에요. 동시조도 있잖아요. 지난주 기말고사가 끝나서 고3이지만 홀가분하게 왔어요.”(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고 3학년 동은서 양)
 
올해 제6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에는 많은 학생이 참가했다. 13일 대회장인 서울 동국대 본관 중강당에는 자리가 부족해 동행한 학부모들은 개회식 때 서 있어야 할 정도였다. 전국 273개 학교 1025명이 응모해 본심에 진출한 164개 학교 513명 가운데 351명이 현장에서 백일장을 치렀다. 초등부 82개 학교 163명, 중등부 58개 학교 127명, 고등부 51개 학교 61명이 참가했다. 멀리 전남 해남과 경남 남해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온 학생들도 있었다.
 
오전 11시 백일장의 막이 올랐다. 국민의례와 이지엽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의 간략한 시조강연에 이어 시제가 발표됐다. 오종문 운영위원장이 ‘신호등’ ‘가로수’ ‘계단’ 등 초·중·고등부의 시제를 내올 때마다 학생들은 ‘아~!’하고 탄성을 터뜨리거나, 시제를 시험지에 적으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손가락을 일일이 세면서 시조의 글자 수를 맞추는 초등부 학생도 보였다.
 
점심시간 직후에는 임재성 첼리스트와 이소란 바이올리니스트의 현악 2중주가 있었다. “바흐의 뜻이 뭔지 아세요? 시냇물 할 때 ‘시내’란 의미”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풀어낸 연주의 끝자락에서 학생들은 “앵콜!”을 외치기도 했다.
 
시조암송경연 대회 때는 행사장에 긴박감이 넘쳤다. 초·중·고등부를 막론하고 1대1일 토너먼트식으로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8강 진출자는 대상 시조 50편 중에서 상대방이 뽑은 번호에 해당하는 시조를 암송해야 했다. 장군멍군을 거듭한 끝에 시조 암송력과 감정을 실은 낭독력을 두루 갖춘 학생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행사는 시조단의 축제이기도 했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지엽 이사장과 김남규 사무총장, 시조시인 이승은·정수자·오종문·황치복·정용국씨 등이 행사 운영과 심사에 참여했다. 부문별 대상 시상에 나선 교육부 김성근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암송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박정호 군이 과학 과목을 좋아한다는 말이 의미 깊게 다가왔다”며 “여러분이 살아갈 미래사회,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융합적 역량이 필요하다. 그 창조성의 토대가 바로 문화적·예술적 감수성이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이하경 주필은 인사말에서 “시와 시조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생산하는 장르다. 세상에 존재하는 않는 것을 드러내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수록 우리의 삶이 빈곤해진다”고 강조했다.
 
백성호·나원정·정아람 기자 vangogh@joongang.co.kr
 
※수상자 전체명단은 중앙일보 홈페이지(joongang.joins.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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