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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일 수출 위반 여부 국제기구서 조사받자”

중앙선데이 2019.07.13 00:45 644호 1면 지면보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일본 고위층 인사들이 수출 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한·일 양국이 동시에 국제기구의 조사를 받자”고 제안했다.
 

수출 규제 일본에 대응 수위 높여
한·일 첫 실무회의 소득 없이 끝나
미 스틸웰 차관보 “중재 계획 없다”

김유근 NSC 사무처장(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브리핑에서 “최근 일본 고위 인사들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한국 정부의 수출 위반과 제재 불이행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유엔 안보리 패널이나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수출 통제 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자”고 제의했다.
 
김 사무처장은 그러면서 “조사 결과 우리 정부의 잘못이 발견된다면 사과하고 시정 조치를 취하겠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의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일본 정부는 사과는 물론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사무처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김 사무처장은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히 준수해 왔고 국제사회도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일본과도 제재 이행과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공유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규범 불이행이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일본의 위반 사례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실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SC의 이날 제안은 최근 일본에 대한 청와대의 강경 기류 속에서 나왔다. 사태 초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던 청와대는 “한국 기업들에 실제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8일 발언 이후 연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날 오후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부 간 첫 실무회의는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제산업성의 담당 과장 2명씩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서로의 주장을 주고받으며 5시간50분간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일본은 이날 창고 같은 회의실에서 간이 의자를 놓고 회의를 진행해 한국을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일본을 방문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내가 중재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양국이 긍정적으로 협력 가능한 분야에 눈을 돌려 갈등을 극복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도 이날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지금은 미국 정부가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며 “한·일 모두 성숙한 국가인 만큼 각자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 위원장이 전했다.
 
권호·김다영 기자, 도쿄=윤설영 특파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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