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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2.87% 올라 8590원···文 1만원 공약 힘들어졌다

중앙일보 2019.07.12 06:45
2020년 최저임금 8590원
 
내년 최저임금 8590원 [연합뉴스]

내년 최저임금 8590원 [연합뉴스]

 
2020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되자 경영계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업종별․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350원)보다 240원(2.87%) 인상한 금액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 [연합뉴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 [연합뉴스]

 
27명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이 의결에 참여한 결과, 55.6%(15명)가 사용자위원 제시안(8590원)에 동의했다. 40.7%(11명)는 근로자위원 제시안(8880원·6.3%↑)에 표를 던졌고, 1명은 기권했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는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해왔다. 경영계는 지난 3일 최저임금위 제8차 전원회의에서 올해(8350원)보다 4.2% 깎은 시급 8000원을 제시했다가 수정안으로 8185원(-2.0%)을 제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사용자 위원은 "그동안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의 부작용이 속출하는 가운데 경제 사정마저 엄중하다"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 위해서라도 상징적인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영계, 수정안도 "최저임금 깎자"
 
문재인정부 들어 인상률 최저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 = 신재민 기자.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 = 신재민 기자.

 
반면 노동계는 “시급 1만원은 돼야 노동자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2020년 최저임금 시급이 1만원이 되려면 올해보다 최저임금을 19.8% 인상해야 한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최저임금 수정안으로 9570원(14.6% 인상)을 제안했었다.
 
양측은 12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최저임금 최종 결정을 목표로 밤샘 협상을 진행했다. 정회·속개를 반복한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을 8590원으로 결정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왼쪽)과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투표결과를 배경으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왼쪽)과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투표결과를 배경으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2.87%)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2018년 최저임금은 인상률이 16.4%였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10.9%였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통령 후보 시절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었다. 
 
경영계 “업종별․규모별 차등적용 필요”
 
비록 최저임금의 전년 대비 인상률이 역대 3번째로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지만, 경영계는 다소 아쉽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하를 요구하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제도 시행 이래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인하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일동은 12일 성명서를 통해서 “금융위기와 필적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어렵고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됐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인상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30% 가까이 인상하고 중위임금 대비 60%를 넘어선 최저임금이 내년에 다시 큰 폭으로 인상할 경우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2.87% 인상안’을 제시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등 공익위원들이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8590원으로 결정했다. [뉴스1]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등 공익위원들이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8590원으로 결정했다. [뉴스1]

 
나아가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조만간 설치될 ‘제도개선전문위원회’에서 업종별․규모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서 적용하는 방법을 최우선적으로 논의하고, 최저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간을 합리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정부·정치권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달라”며 “격월·분기 정기상여금과 현물로 지급하는 숙식비 등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문제를 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소기업계 반응도 비슷하다. “안타깝고 아쉬운 결과”라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중소기업·영세기업·소상공인은 최소한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 절실히 기대했던 최소한의 수준인 ‘동결’을 이루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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