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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허락해야 외국 갈 수 있는 사우디 여성…제도 바뀔까

중앙일보 2019.07.12 01:15
지난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한 모스크에서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아이를 앉은 채 서 있다. [리야드 EPA=연합뉴스]

지난달 4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한 모스크에서 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이 아이를 앉은 채 서 있다. [리야드 EPA=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은 현재 자기 마음대로 외국을 다닐 수 없다. 남편이나 아버지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방침이 바뀔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에 대한 해외여행 제한을 연내에 완화할 계획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우디 관리 등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사우디, 해외여행 제한 완화”
올해 말 남성 후견 마흐람 제도 변경
지금은 남성보호자 허락해야 출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선 현재 ’마흐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가족 중 남성 보호자가 출국·교육·취업·결혼 등 여성의 법적 행위를 승낙하는 권한을 갖는 제도다.
 
WSJ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마흐람 제도 중 여성 해외여행과 관련한 조항은 올해 안에 폐지하고, 결혼 등 나머지 관련 조항은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마흐람 제도 개선을 위해 위원회를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고위인사는 WSJ에 “위원회의 논의 결과로 여성에 대한 여행 제한은 올해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고위층으로부터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한 인사는 “사우디 지도부와 정부, 국민이 이 시스템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런 논의는 혼란 없이 얼마나 빨리 실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선 여성이 남성 가족의 통제와 억압을 피해 해외로 달아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3월 가족의 학대를 피해 달아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자매가 공개되지 않은 제3국으로부터 망명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에는 사우디의 18세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이 태국 방콕에서 가족의 눈을 피해 망명을 요청한 바 있다. 이후 알-쿠눈은 캐나다로 망명했다.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코바에서 한 여성이 차를 운전하면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사우디 정부의 방침을 환영하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있다. [알 코바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코바에서 한 여성이 차를 운전하면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사우디 정부의 방침을 환영하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올리고 있다. [알 코바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에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제한적이지만 여권 신장 조치를 취했다. 일부 여성 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석방 조치도 취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퇴색한 개혁 이미지를 되살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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