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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코끼리는 없다…알뜰살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중앙일보 2019.07.12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2일 개막한다.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뉴스1]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2일 개막한다.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뉴스1]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엄청난 비용을 투입했지만, 쓸모가 없어 처지 곤란한 애물단지를 일컫는 말이다. 주로 국제 스포츠 대회를 치르기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 경기장을 가리킨다. 12일 개막하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는 ‘하얀 코끼리’가 없다. 대회를 위해 지은 경기장은 대회가 끝난 뒤 전부 철거한다. 대회 조직위원회 조영택 사무총장은 “앞서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경기장 사후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걸 보고 비용 최소화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저비용 고효율 대회 오늘 개막식
대회 끝난 뒤 경기장 대부분 철거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은 2013년 유치 이래 ‘저비용 고효율’의 기치를 내걸고 준비했다. 총 사업비가 2244억원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대비 5.24%,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비 11%, 2015 광주 여름 유니버시아드 대비 36.3%,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비 62.8%다. 조직위는 당초 총사업비를 860억원으로 잡았지만, 국제수영연맹(FINA) 요구가 많아져 당초의 3배가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 그래도 조직위는 경기장 사후 관리비가 없어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2일 개막한다. 사진은 수구 경기장. [연합뉴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2일 개막한다. 사진은 수구 경기장. [연합뉴스]

사업비 약 750억원이 투입된 5개 경기장은 대부분 조립식 건물이다. 경영과 다이빙이 열리는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은 2015 광주 여름 유니버시아드 때 사용했던 시설이다. 기존 관람석(3290석)을 1만1000석으로 늘리고 운영실을 넓혔다. 대회가 끝나면 기존 시설을 제외하고 전부 철거한다.
 
수구와 하이다이빙 경기장은 각각 남부대와 조선대 축구장에 철근을 깔고 그 위에 경기풀과훈련풀 임시수조 2개를 올려 만들었다. 철골 등 건축자재는 독일 레이어사, 수조는 이탈리아 밀사 제품이다. 두 회사는 이들 설비를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철거해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재활용할 계획이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이 열리는 염주종합체육관은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체육관 바닥을 완전히 걷어낸 뒤 지하 2m까지 파고, 경기풀과훈련풀을 설치했다. 이 또한 대회가 끝난 뒤 체육관으로원상 복구할 예정이다. 유일하게 바다에서 열리는 오픈 워터 경기장은 여수 엑스포해양공원에 들어섰다. 방송·선수 시설과 관람석 등 부대시설은 대회 후 철거한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선수촌도 저비용으로 조성했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25개 동 1660세대 규모로 재건축했다. 이미 일반분양이 완료됐다.
 
2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 수영축제인 세계수영선수권이 대회 유산 하나 남지 않게 돼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조직위는 ‘수영진흥센터’ 설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 규격의 수영장과 재활치료실, 스포츠 과학실 등을 갖춰 선수 훈련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관련 기념물 전시한다는 것이다. 일반 관람객을 받을 경우 연간 7000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직위 보도지원팀 김원용 주무관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이후 대구에 육상진흥센터가 건립돼 엘리트 선수의 전지훈련지로 쓰이고, 많은 육상 대회가 열리는 것을 보며 수영진흥센터 밑그림을 그렸다. 다만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예상돼 아직 구체적으로 진척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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