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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소유물 아니다"···잠든 아내·아들 죽인 30대 징역25년

중앙일보 2019.07.11 11:47
의정부지방법원 전경. [중앙포토]

의정부지방법원 전경. [중앙포토]

 
잠자는 아내와 어린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피고인에게 법원이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무거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안모(39)씨에게 “아내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보다 5년 늘어 
안씨는 지난 3월 18일 오전 경기도 양주 시내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34)와 아들(6)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내와 잠자던 아들을 살해한 안씨는 부친의 산소가 있는 양평으로 달아났다가 추적해온 경찰에 검거됐다. 안씨는 경찰차가 접근하자 차 안에 있던 부탄가스에 불을 붙이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존엄한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피해자들은 범행 전날까지도 피고인과 외식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낸 뒤 잠들었고, 자신들이 어째서 살해당하는지 이유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피고인의 범행은 가족을 위한다는 일방적이고 잘못된 판단에 따른 것으로, 처와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잘못된 생각이 원인이다”고 했다.

 
안씨는 재판 과정에서 “대부업체에 8000만원이 넘는 채무를 지고, 범행 당일 아파트 전세계약 기간 만료라는 상황에 몰려 범행에 이르렀다. 처자에 대한 악감정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없는 세상에 남겨져 어렵게 살아갈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아내는 목 졸림 당한 뒤 기침을 하면서 깨어나 살아날 조짐을 보였는데, 피고인은 또다시 물에 젖은 수건으로 질식시키고 벨트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며 “피고인이 범행 뒤 후회와 자책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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