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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에 근거해 세상을 보라. 생각처럼 나쁘진 않다"

중앙일보 2019.07.10 16:39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의 공동저자인 안나 로슬링이 집필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영사]

베스트셀러 『팩트풀니스』의 공동저자인 안나 로슬링이 집필 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김영사]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두뇌가 데이터를 왜곡하는 성향이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사실에 따라 세계를 본다면 이념이나 본능에 의존하지 않는,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팩트풀니스』 공동저자 안나 로슬링

 
『팩트풀니스』(김영사)의 공동저자인 안나 로슬링 뢴룬드(44)가 10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책의 집필 의도를 밝혔다. 그는 시아버지인 스웨덴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1948~2017), 남편인 올라 로슬링(44)과 함께 이 책을 썼다.
 
'사실충실성'으로 해석되는 이 책은 2018년 4월 영문판 첫 출간 이후 전 세계에서 200만 부 이상이 판매됐다. 국내에서도 출간 4개월 만에 8만 부 이상이 팔리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2005년 갭마인더재단을 설립해 통계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안나 로슬링은 현재 이 재단의 부사장을 맡고 있다.
 
 
책은 사람들에게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13가지 문제’를 만들어 풀어보게 한 실험 내용이 등장한다. 그 결과 평균 정답률은 16%에 불과했다. 침팬지가 정답을 무작위로 고를 때의 33%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더욱 놀라운 점은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일수록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안나 로슬링은 사람들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건 막연한 느낌을 확실한 사실처럼 인식하게 하는 인간의 본능 탓이라고 적어두었다. 책은 이러한 인간의 비합리적 본능을 ‘간극 본능’ ‘부정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운명 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 등 10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나아가 책은 세계가 사람들 생각처럼 엉망진창이지 않다는 사실을 온갖 데이터를 동원해 증명한다. 예컨대 1970년대에 비해 현대인의 기대수명은 10년이나 늘었고, 영양부족을 겪던 인구는 28%에서 11%로 급감했다. 안나 로슬링은 "팩트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세상이 괜찮다"고 강조했다.
 
책이 지나치게 희망적이거나 낙관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에 기반을 둬 판단하고 효과적인 결정을 하라는 것은 낙관주의도, 비관주의도 아니다"라며 "나는 가능성 옹호주의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10일 안나 고슬링이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김영사]

10일 안나 고슬링이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김영사]

 
안나 로슬링은 한국인들이 사실에 근거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13가지 문제에 대한 정답률이 한국인이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인들은 엄청나게 빨리 놀라운 변화와 발전을 했기 때문에 세상이 더 좋아질 수도 있다는 믿음이 있을 것"이라며 "높은 교육열과 높은 교육 수준 역시 정답률이 높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책이 현재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가짜 뉴스'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인류는 가짜뉴스와 전쟁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뉴스가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한 팩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부 가짜뉴스에 더욱 주목한다.
 
그는 "우리가 접하는 뉴스는 대부분 팩트에 기반을 둔 진짜 뉴스인데도 가짜 뉴스가 많아 보이는 것은 인류의 정보 처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한 논쟁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겐 희망차게 느껴진다. 뉴스의 진위를 가리려는 태도가 더 나은 세계로 가는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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