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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교부 아태국장 일본행…현지 여론 파악 설득전 나서나

중앙일보 2019.07.10 12:03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왼쪽)이 5일 도쿄 외무성 청사 현관에서 맞이하러 나온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왼쪽)이 5일 도쿄 외무성 청사 현관에서 맞이하러 나온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경제 보복에 돌입한 가운데 외교부가 국장급 당국자를 일본으로 파견해 대일 물밑 여론전에 나선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이번 주 후반쯤 일본 지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정한 외교부 아태국장 금주 후반 방일
"공관장 회의 참석차"라지만 급파 성격
8일 외무성 당국자 면담한 국내 소식통,
"한국이 18일까지 개선안 내길 기다려"

 
 외교부 당국자는 "남관표 주일대사가 주재하는 공관장 회의에 배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에 예정이 돼 있던 회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에 대한 신뢰"를 거론하며 보복 조치에 나선 마당에 한·일 위기관리를 위한 급파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국장이 방일 계기로 현지에서 한·일 국장급 협의를 개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단 외교부 당국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는 국장급 협의를 개최할 시기가 되긴 했지만, 현재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협의를 진행할 만한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쿄에서 일본 외무성 고위 당국자를 8일 면담한 국내 소식통은 “외무성은 오는 18일까지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과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진전된 방안을 내기를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18일은 일본 외무성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상의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3조 3항)을 요청한 날의 시한이다. 
 
 이 소식통은 "외무성 당국자가 답답함을 토로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외무성 당국자는 "(7ㆍ1 경제보복 조치는) 아직 가동되지 않았으며,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이 최종 확정된 것도 아니다. 한국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진전된 방안을 내놓으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고 한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 양국 관계 경색의 시작점은 지난해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인데, 한국 정부가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은 미적거리면서 일본의 대항조치에만 반응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주요20개국(G20) 회의를 앞둔 6월 19일 발표한 조치(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는 진정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외무성에서는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한 발만 더 진전된 안을 들고 오면 못 받을 것도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 안에도 외무성을 비롯한 대화파는 어떻게든 중간 지점을 찾자는 입장인데 한국이 활용을 못 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18일 이전에 '개선안'을 낼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일본 측의 중재위 요청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고, 강제징용 배상에 기업이 아닌 정부가 들어가는 방안은 대법원의 판결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이 총리 관저가 주도한 보복 조치를 발표 하루 전에야 통보받았다는 점에서 "외무성이 내각의 핵심 의사결정 라인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향후 대응과정에서 외무성 원 채널로 접근하기보다 관저와 경산성, 재계 등 다각도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일본의 경제보복에 미국의 중재를 요청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미 의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는 서신을 미국 상ㆍ하원에 보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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