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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없는 농어촌지역 임산부 '안심출산 구급서비스'… 7개월간 300명 이송

중앙일보 2019.07.10 10:48
지난 2월 14일 오후 6시쯤 충남소방본부 상황실에 “임산부의 양수가 터진 것 같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지령을 전달받은 서산소방서 119구급대는 곧바로 서산시 수석동의 A씨(39) 집으로 출동했다.
지난 4월 2일 구급차 안에서 산모의 분말을 도운 예산소방서 119구급대원들. [사진 예산소방서]

지난 4월 2일 구급차 안에서 산모의 분말을 도운 예산소방서 119구급대원들. [사진 예산소방서]

 

충남소방본부, 출산임박 임산부·영아 등 병원 후송
산부인과 없는 지역 특성 고려, 출산 서비스 지원
긴급한 상황 발생 때는 전문의 도움받아 현장 출산

도착 당시 산모는 양수가 터진 상태로 식탁 옆에서 진통을 겪고 있었다.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한 구급대원들은 서둘러 이송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분만 통증 간격이 짧아지고 출산징후가 나타나자 구급대원들은 ‘현장 출산’을 결정했다. 전화로 연결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현장 분만을 유도, 무사히 아이를 출산했다. 산모와 아이는 산부인과로 이송됐고 두 사람 모두 건강했다.
 
지난 4월 3일 충남 예산에서는 구급차 안에서 아이가 출생하는 일도 있었다. “임산부가 통증을 호소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임산부를 산부인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출산이 임박하자 의료진과 통화하며 구급차 안에서 분만을 도왔다.
 
산부인과가 없거나 부족한 농·어촌지역 임산부를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 충남소방본부가 도입한 ‘임산부 119구급 서비스’가 새 생명의 탄생을 돕고 있다. 10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서비스 시행 이후 7개월간 300명의 임산부를 이송하고 구급차에서 분만을 유도했다.
 
구급 유형별로는 영아 이송이 192건으로 가장 많고 복통 43건, 하혈 23건, 출산 13건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산 84건, 당진 27건, 태안 24건, 서산 23건, 홍성 22건 등 순이었다.
충남 서산소방서 119구급대원들은 지난 2월 임산부의 집을 출동, 분만 통증을 호소하는 임산부를 도와 분만을 유도했다. [사진 서산소방서]

충남 서산소방서 119구급대원들은 지난 2월 임산부의 집을 출동, 분만 통증을 호소하는 임산부를 도와 분만을 유도했다. [사진 서산소방서]

 
충남에서는 천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군에 산부인과가 부족한 상황이다. 태안과 예산·홍성지역에는 산부인과가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임산부들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 산부인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충남에서 산부인과가 없는 읍·면 지역 거주 임산부는 3499명에 달한다.
 
임산부 119구급 서비스는 출산이 임박하거나 조산 우려가 있는 임산부와 영아를 포함해 출산 후 거동이 불편한 임산부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이송하고 위급 상황 때 응급처치, 출산을 돕는 제도다. 구급차에는 분만 장비가 실려 있고 산부인과 근무경력이 풍부한 간호사와 1급 응급구조사가 동행, 응급조치를 지원한다.
 
구급 서비스에 등록한 임산부는 출산을 위해 인근 도시 산부인과로 이동할 경우에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출산이 임박하면 평소 진료를 받던 산부인과로 이송된다. 서비스는 임산부와 가족이 119에 직접 전화로 신청하거나 신청서를 작성, 각 시·군 보건소에 제출하면 된다.
 
다문화가정 임산부를 위해 영어·중국어·베트남어 등 14개 국가의 언어 통역서비스도 제공한다. 119구급대는 임산부 출산 예정일과 진료 병원, 출산 병원, 혈액형 등을 등록해 맞춤형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를 초청,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응급 분만 전문교육도 진행키로 했다.
충남소방본부는 지난헤 12월부터 농어촌지역 임산부를 돕기 위해 '임산부 119구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서비스를 지원할 구급대원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는 지난헤 12월부터 농어촌지역 임산부를 돕기 위해 '임산부 119구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서비스를 지원할 구급대원들. [사진 충남소방본부]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임산부 119구급 서비스는 임산부와 태아의 안전을 지키고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임산부를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송할 수 있도록 구급대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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