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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탈락 고교 출신 의원, 박용진·김영우 반응은 달랐다

중앙일보 2019.07.10 05:00
박용진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용진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일고 출신이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희고를 나왔다. 두 사람 모두 서울시교육청이 9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자사고 지정이 취소당한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양대부고 등 8개교 출신 국회의원은 이렇게 딱 두명이다. 20대 국회 이전에는 정몽준(중앙고)김한길(이대부고)전 의원 등 해당학교 출신들이 더 많았지만 평준화 시대 국회의원들이 상당수 입성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박용진ㆍ김영우 의원에게 모교가 자사고 지정에서 탈락한 것에 대한 ‘소감’을 물어봤다.  비록 의원들이 재학 중일 때는 일반고였지만.  
 
이중 박용진 의원은 자사고 정책을 다루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기도 하다. 일단 두 의원의 입장이 확연히 엇갈렸다.

 
 신일고 출신(1987년 입학)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교의 일이라고 입장이 달라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인생의 3대 행운 중 하나가 신일중ㆍ고를 나온 것이라고 꼽을 만큼 학창시절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오히려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다고 할 때 돈 없는 아이들은 이런 교육을 못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운했다”고 했다. 일반고 시절의 신일고를 다닌 것이 ‘행운’이었던 만큼 자사고 지정취소가 잘된 일이라는 논리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박 의원은 자사고 재지정 취소 방침이 하향 평준화를 부추길 거라는 우려에 대해 “우리만 상향하면 된다는 식은 아니라고 본다”며 “강북구 주민들은 여전히 신일고 출신이라고 하면 좋은 학교 나왔다고 생각할 거고, 자사고가 아니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처럼 가난한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넓어졌다”고도 했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다만 박 의원은 교육 당국을 향해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데 그치지 말고 그 이후 지원을 어떻게 할 건지, 후유증을 어떻게 줄일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경희고 출신(1982년 입학)인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자사고 재지정 취소 방침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교육을 말살하는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취소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도대체 이 정부가 뭘 지향하는지 모르겠다”며 “결국은 교육 다양성을 저해해서 강남 8학군만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학교는 다양화 되어야 하고 때로는 서열화되는 게 맞다”며 “정부가 신경 쓸건 돈 때문에 공부에 어려움 있는 학생을 도와주는 거지 모든 학생이 똑같은 걸 배우게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고 죽이기는 서열화는 증오하면서 있는 집 학생만 복잡한 대입 전형을 뚫을 수 있게 하는 이상한 정책”이라며 “탈원전, 4대강 보 해체, 자사고 폐지, 이 모든 게 사실 과거 정부 허물기인데 결국은 대한민국 허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문제는 지역 의원들에겐 당장 발등의 불인 현안이다. 지난 달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때도 전북 출신 중진인 정세균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있었다. 서울 강북을의 박용진 의원은 모교를 지역구에 두고 있지만 정 의원과는 반응이 달랐다. 서울지역 자사고 8개교 취소결정을 내린 조희연 서울교육감도 중앙고 출신이다. 모교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셈이다. 김영우 의원은 고교시절을 보낸 곳(서울 동대문구 경희대로)을 떠나 경기 포천시ㆍ가평군에서 내리 3선을 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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