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유정 눈물vs현 남편 분노…의붓아들 죽음, 결국 대질조사

중앙일보 2019.07.10 05:00
"고유정이 아들을 죽였다"고 검찰에 고소한 현남편과 고유정. [중앙포토]

"고유정이 아들을 죽였다"고 검찰에 고소한 현남편과 고유정. [중앙포토]

대질심문, 아들 죽음 ‘진실게임’ 끝나나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고유정(36)과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해온 현남편이 경찰 앞에서 맞닥뜨린다. 그동안 의붓아들의 죽음을 놓고 상반된 주장을 했던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여러 의혹이 풀릴지 주목된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9일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망 사건에 대한 의혹을 풀기 위해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현남편과의 대질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일 고유정에 대한 4차조사를 앞둔 경찰이 현남편 A씨(37)와의 대질을 통해 실체 규명에 나선 것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3일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정황이 많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낸 바 있다.
 
B군(5) 사망은 발생 넉 달이 넘도록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B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 친가에서 지내다 고유정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로 온 지 이틀 만이었다. 당시 B군과 한방에서 잠을 잔 사람은 친부인 A씨다. 2017년 11월 재혼한 고유정과 A씨는 각각 전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낳은 5살 동갑내기 아들이 있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쯤 피를 흘리고 엎드린 채 숨진 아들을 발견하고 고유정에게 신고를 부탁했다. 고유정이 119에 신고한 건 오전 10시 10분이다. 구급대는 약 7분 뒤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B군이 사망한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5월 B군 부검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지난달 17일 오후 고유정 현남편이 제주시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17일 오후 고유정 현남편이 제주시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사망 당시 기상시간·행적 등 ‘엇갈린 진술’
앞서 A씨는 아들이 숨지기 전날 밤 고유정이 준 차를 마시고 평소보다 깊이 잠이 든 점, 아들 사망 당일 고유정이 일찍 깨어있었는데 숨진 아이를 발견하지 못한 점, 고유정이 감기를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미리 얘기한 점 등을 수상한 정황으로 꼽았다. 그는 고유정이 장례식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이 숨진 매트와 이불을 버린 점 등도 살인의 근거로 보고 있다. 
 
반면 고유정은 B군 사망과의 연관성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 1일부터 3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를 통해 자신이 B군을 죽이지 않았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B군 사망에 대한 경찰 조사에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비교적 성실하게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고유정의 모습은 전남편 살인사건과 관련한 수사 때와는 전혀 상반된 태도다. 앞서 고유정은 검찰 추궁에도 “기억이 파편화됐다”며 전남편 살해에 대한 진술 자체를 거부해왔다. 고유정은 5월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지난 1일 재판에 넘겨졌다.
 
고유정과 고유정 인물 관계도. [중앙포토]

고유정과 고유정 인물 관계도. [중앙포토]

친부·계모만 있던 집서 사망 미스터리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B군 사망과 관련한 정황은 크게 3가지다. 외부 침입 없이 부부와 B군 등 3명만 아파트 안에 있었다는 점, B군이 숨지기 전까지 같은 방에서 잠을 잔 사람이 친아버지 A씨라는 점, B군의 몸에 학대나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번 대질조사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상반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따져볼 계획이다. B군 사망 전날 잠자리에 든 시간과 이튿날 일어난 시간 등 부부의 행적이 주된 수사 대상이다. 앞서 부부는 경찰에서 “3명이 함께 저녁을 먹은 후 아들이 오후 10시쯤 먼저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아들이 잠든 후 1시간 동안 차를 마신 뒤 1일 자정 전후로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이날 고유정은 감기를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잤다.
 
경찰은 지난 5월 28일 A씨를 상대로 진행한 거짓말탐지 측정 결과가 ‘거짓’ 반응이 나온 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짓말탐지 정확도를 97% 정도로 보고 있다. 이에 A씨는 “사건 당일 고유정이 준 음료수를 마신 뒤 평소보다 일찍 잠들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는 “고유정이 카레에 약을 섞어 전남편에게 먹였다는 검찰 발표가 나온 뒤 소름이 끼쳤다”며 “아들이 숨지기 전날에도 아들과 나에게 카레를 해줬다”라고 했다. 경찰은 6월 3일 A씨의 체모를 채취해 국과수 감정을 의뢰했으나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한 졸피뎀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수면 효과가 강한 졸피뎀을 음식이나 차에 넣을 경우 5~10분 정도 뒤에 반응이 오는데 A씨는 차를 마시고도 1시간 동안 책을 보다 잠을 잤다고 말하고 있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남편 유족, “고유정이 사체 일부 갖고 있을것”
한편, 고유정에게 살해된 전남편 강모(36)씨의 유족들은 이날 “고유정이 시신의 일부를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고유정이 재혼을 하고도 청주 자택에 고인과 관련이 있는 물품을 상자에 나눠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고유정이 손톱 조각 하나라도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고 했다. 유족 측은 “오는 13일이 고인의 49재”라며 “49재를 치러야 이승을 잘 떠난다는 말이 있는 데 그조차 해주지 못해 속이 탄다”고 호소했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