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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서 ‘일대일로’ 펴는 중국…'부채의 덫' 경계하는 덴마크

중앙일보 2019.07.10 05:00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국이 ‘빙상 실크로드’라 내세우며 지난해부터 북극권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자 북극 주변국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북극권 핵심 지역인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둔 덴마크의 우려가 깊다. 프레디 스베이네 주일 덴마크대사는 9일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겨냥해 “지역의 긴장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항행의 자유’라는 규범에 기초해 행동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략적 군사기지 있는 그린란드까지
손 뻗으려던 중국, 덴마크에 제동 걸려
'스발바르 조약' 근거로 북극 이권 노려

공교롭게도 그의 발언은 그간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확장을 경계하며 내놓았던 메시지와 일치한다. 이는 곧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북극해 항로를 교두보로 삼고 있는 것을 경계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덴마크의 고민도 일대일로의 폐해와 맞닿아 있다. 우선 중국 자본에 의한 인프라 예속화다. 중국은 일대일로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동원해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제 국가에서 항만과 도로, 원유파이프라인 등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국가에선 중국과 인프라 개발에 나섰다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결국 이권을 중국에 내주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부채의 덫’에 걸린 것이다.  
 
일례로 스리랑카는 중국의 지원으로 함반토타항을 건설했다가 불어난 빚을 해결하지 못하자 2016년 항만 운영권을 중국에 넘기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당시 스리랑카 정부는 지분 80%를 중국 국유 항만기업에 매각하고 운영권은 99년간 임차했다.
 
중국의 북극 탐사선 쉐룽호. [중앙포토]

중국의 북극 탐사선 쉐룽호. [중앙포토]

덴마크 정부도 중국이 북극권에서 각종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자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다. 급기야 중국이 그린란드 공항 정비 사업에 참여하려 하자 제동을 걸었다. 지난 6월 중국이 최종 입찰을 포기하자 덴마크 정부가 직접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스베이네 대사는 “(덴마크 정부의 투자가) 좋은 결단이었다”고 산케이에 말했다.
 
당초 중국은 국유기업인 중국교통건설을 앞세워 공사 수주를 노렸다. 그러나 덴마크는 물론 미국의 반대에도 부딪혔다. 그린란드에는 냉전 시절부터 미국이 전략적 요충지로서 군사기지(툴레 공군기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북극 진출을 경계하는 미국은 격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월 핀란드에서 열린 제17차 북극평의회 각료회의에 참석해 “중국은 (북극 개발에 대한) 어떤 권리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북극해가 군사기지화와 영유권 주장으로 점철된 또 하나의 남중국해가 되길 원하느냐”고 회원국들에 반문했다. 북극평의회는 북극해 주변국인 미국·러시아·캐나다·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스웨덴·아이슬란드 등 8개국이 참여한 협의체다. 
 
그러나 중국의 북극권 개발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해 1월엔 ‘중국의 북극 정책’이란 백서까지 냈다. 중국은 백서에서 스스로를 ‘근(近)북극 국가’로 규정하며 북극권의 이해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중국 당국이 발표한 '중국의 북극 정책' 백서. [중앙포토]

지난해 1월 중국 당국이 발표한 '중국의 북극 정책' 백서. [중앙포토]

중국의 이런 자신감은 1925년에 가입안 스발바르 조약에 근거한다. 북극점에 가까운 스발바르 제도에 대한 노르웨이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대신 조약 가입국들이 광물 채취와 상업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약이다. 한국도 2012년 이 조약에 가입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지난 한해 중국은 북극권에서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며 “(이런 중국의 활동은) 미국에 우려를 증폭시키는 중대한 정치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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