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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남방정책' 핵심국이라더니…靑, 베트남 여성 폭행에 침묵 왜?

중앙일보 2019.07.10 05:00
전남 영암에서 발생한 베트남 이주 여성에 대한 무차별 폭행 사건에 대해 청와대는 9일까지 아무런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베트남 출신 아내를 폭행한 남편이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베트남 출신 아내를 폭행한 남편이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아내를 폭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 차원의 대응은 8일 오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피해 여성이 치료받고 있는 전남 목포의 병원을 방문해 위로한 것이 전부다. 진 장관은 병원을 방문한 뒤 전남 이주여성인권센터 등 관계기관 담당자에게 체계적 지원을 당부하며 지자체와 함께 ‘긴급지원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다문화 가정의 확대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번에 발생한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청와대 역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다문화 가정 확대 등 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지 즉각적인 반응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까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4건 등록됐다. 이중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은 하루만에 1만30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원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며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 얼굴에 먹칠해도 보통 그 이상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新) 남방정책의 핵심 국가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관계 발전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쩐 다이 꽝 전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연간 교역액을 2020년까지 지금의 2배에 달하는 10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목표가 달성되면 베트남은 일본(819억 달러)을 앞선 3대 교역국이 된다. 2위인 미국(1193억 달러)에도 버금가는 규모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당시 “‘마음에 남아있는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길 희망한다”며 베트남전 참전 및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사과했다. 베트남에 그만큼 공을 들였다는 뜻이다.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남편 B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남편 B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쩐 전 주석이 별세했을 때도 조전을 보낸 뒤 “저의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께서 서거하셨다는 소식에 충격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 때는 베트남의 국민 영웅 반열에 오른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을 직접 만났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이 ‘스즈키 컵’에서 우승했을 때도 “결승전에서 베트남 관중들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를 통해 양국이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됐음을 실감했다. 베트남과 한국이 각별한 우정을 다지며 밝은 공생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길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성과 보고회의에 모두발언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중앙일보 강정현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 성과 보고회의에 모두발언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중앙일보 강정현

그러나 이번 폭행 사건으로 베트남에서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우려가 커진 상태다.

 
베트남 언론들은 폭행 장면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고, 대사관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8일 방한 중인 베트남 공안부 장관에게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며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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