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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 국내 가족 찾기 체계화돼야”

중앙일보 2019.07.10 00:31 종합 20면 지면보기
박경민

박경민

가족을 찾아 한국에 온 해외 입양인에게 자신의 집에서 숙식을 제공한다. 사비를 털어 함께 가족을 찾아주고 통역에 서류 번역까지 해준다. 입양인 ‘핏줄 찾아주기’를 18년째 해온 박경민(63·간호학과·사진) 계명대 교수 얘기다.
 

18년째 뿌리 찾기 돕는 박경민 교수
해외 입양된 한인 아이 보고 결심
보육원 등 수소문 … 6명 가족품에

박 교수는 2001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20대 여성을 만났다. 생후 10개월에 미국에 입양된 학생이었다. 그의 아버지를 찾아준 게 이 일의 시작이 됐다. 이후 미국·스웨덴·독일·노르웨이 등에 입양된 한인 15명을 도와 실제 6명에게 어릴 때 헤어진 가족을 찾아줬다.
 
핏줄 찾기에 비법이 있는 건 아니다. 입양인에게 사연을 적어달라고 해 그걸 번역해 신문사에 제보하거나 경찰서 등을 찾아가 가족관계 단서를 찾는다. 살던 동네나 태어난 병원, 생활했던 보육원이라도 나오면 입양인과 같이 발품을 팔아 가족을 수소문해 찾는다.
 
실제 미국 국적의 한 여성 입양인은 ‘쌍둥이’ ‘부산’이라는 단서만 들고 한국에 왔다. 박 교수는 입양인의 부모 연령대를 추측해 경찰 도움을 받아 비슷한 사람을 찾아냈고, 100통 이상 전화를 걸어 결국 입양인의 아버지와 자매를 찾아냈다.
 
그는 “교환학생으로 온 입양인의 가족 찾기를 도우면, 또 다른 입양인이 연락하거나 찾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늘 입양인이 머물다 갈 수 있게 자신의 집에 빈방을 마련해둔다.
 
그가 입양인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2000년 미국 연수 때다. 지인과 찾은 한 파티에서 영국인 부부 손에 이끌려 온 한국인 어린아이 2명을 만난 것이 계기였다. 그는 “지인이 입양아들은 친가족과 떨어진 것을 슬퍼할 뿐만 아니라 커가면서 피부색 등 다른 문화에 충격을 받는다고 말해 놀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충격을 받은 박 교수는 귀국하면 입양인의 핏줄을 찾아주는 봉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박 교수는 지금 1981년생 3명의 입양인 가족을 찾고 있다. 부산의 한 기차역에서 발견돼 스웨덴에 입양된 공재옥(Viveka·여), 대구 동구 신암동 한 다방 계단에서 발견돼 미국에 입양된 안나(Anne·여), 전남 장성군 진원면이 아버지 주소인 미국 입양인 이정식(Tom)씨다.
 
박 교수는 “해외 입양인의 국내 가족 찾기가 보다 체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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