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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신인왕 가는 길에 늑대가 나타났다

중앙일보 2019.07.10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독특한 스윙으로 장타를 날리는 매슈 울프. 미국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독특한 스윙으로 장타를 날리는 매슈 울프. 미국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성재(21)는 2018~2019시즌 PGA 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시즌 초반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페덱스 랭킹 23위로 신인 중 단연 선두다. 우승 경쟁을 한 적도 많다. 톱 10에 6차례 올랐고, 톱 25에는 13번이나 들었다. 21세로 나이가 어린 것도 매력이다. 우승을 못 한 게 약점이지만, 2위 그룹과의 점수 차이가 크다.
 

한국인 첫 PGA투어 신인왕 나올까
독특한 스윙의 울프 등장으로 혼전

그래서 임성재가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신인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부터 신인상이 ‘아널드 파머 상’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됐는데 첫 수상자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동안 PGA 투어 신인상은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 리키 파울러 등이 수상한 바 있다.
 
그에게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매슈 울프(20·Matthew Wolff)라는 특이한 이름의 선수가 지난 8일 PGA 투어 3M 오픈에서 우승했다. 울프는 올해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1 개인전 챔피언이다. 오클라호마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에 전향하자마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덜컥 우승했다. PGA 투어는 “울프는 신인왕 자격이 된다”고 밝혔다.
 
울프는 아마추어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스윙 폼이 매우 특이하다. 공을 치기 전 어깨와 엉덩이 양쪽 무릎을 살짝 목표 방향 쪽으로 열었다가 닫는 동작을 한다. 백스윙할 때는 클럽을 완전히 바깥쪽으로 들어 올린다. 왼쪽 발은 거의 들린다. 
 
백스윙 톱에서 샤프트는 목표의 오른쪽을 가리키는데 정도가 너무 심해 도저히 공을 때릴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다운스윙에서 일관되게 궤도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 필요하면 350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친다.
 
‘낚시꾼 스윙’ 최호성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개성이 강하다. 3M 오픈에서는 마지막 홀에 이글을 잡는 드라마를 연출하며 우승해 강렬한 인상도 남겼다. 울프는 조던 스피스(19세 11개월)에 이어 PGA 투어에서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20세 3개월)에 우승자가 됐다.
 
임성재. [AFP=연합뉴스]

임성재. [AFP=연합뉴스]

미국 언론은 장타와 개성, 젊음이라는 매력을 가진 울프를 차세대 스타로 주목하고 있다. 울프는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출전권은 물론, 마스터스 등의 출전권도 땄다.
 
신인상은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울프는 미국 선수여서 득표에 유리하다. 또한 시즌 막판 투어에 합류한 것도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성재가 유리한 부분도 있다. 신인상은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진출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점수는 임성재가 23위이고, 울프는 72위, 최장타자 신인 캐머론 챔프는 55위다. 플레이오프까지 남은 기간은 4주뿐이어서 경쟁자들이 만회할 시간이 많지 않다.
 
임성재는 꾸준함이 장점이다.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18일 개막)은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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