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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전쟁 10개월 만에 미↔중 수출 48조원 날렸다

중앙일보 2019.07.10 00:04 경제 5면 지면보기
태평양을 가로지른 관세 폭탄의 포성이 울린 지 1년이 지났다. 발발과 확전, 휴전과 재개 또다시 휴전으로 이어진 미·중 무역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손익 계산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충격은 상당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무역분쟁이 발발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두 나라가 수출에서 까먹은 돈만 410억 달러(약 48조원)에 달한다.
 

미→중 수출액 230억 달러 줄고
중→미 수출도 180억 달러 감소
우회수출 위해 공장 중국 밖으로
수입 다변화 속 무역 지형도 변화

지난해 7월6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의 공격에 중국이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 관세를 매기며 응수했다. 지난해 8월과 올해 5월 2·3차 추가 관세 부과가 이어지며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투가 격렬해질수록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전쟁 발발 이후 10개월간의 손익계산만을 따지면 미국의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올해 4월까지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연간 대중 수출액의 15%인 230억 달러가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8%나 줄었다. 대두 등 농산물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중국의 타격도 적지 않았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180억 달러 쪼그라들었다. 1년 전과 비교해 14% 감소했다. 대미 연간 수출액의 3%에 해당하는 수치다. 집적회로와 전기 케이블 등 기계 부품 등의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손해를 본 곳이 있으면 혜택을 입는 곳도 있게 마련이다. 관세 폭탄을 피해 비용 절감에 나선 기업들이 잰걸음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원산지 세탁’이다. 중국이나 다국적 기업이 중국 밖으로 생산 기지를 옮겨 관세를 피하려는 것이다. ‘우회 수출로’로 떠오르며 어부지리를 챙기고 있는 곳이 베트남이다. 노무라 홀딩스는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 수혜국은 베트남”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무역의 지형도도 달라지고 있다. 세계 경제 1·2위 국가의 난타전 속에 두 나라 모두 상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 다변화를 꾀하고 있어서다. 게리 마티오스 베인앤드컴퍼니 부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전쟁 초반 관망하던 기업들이 미·중 갈등이 길어지자 공급망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합종연횡이 벌어지는 곳은 농산물 시장이다. 브라질이 대표적이다. 중국으로의 농산물 수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 대두와 오일시드 등의 대중국 수출은 48%나 늘었다.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무역 분쟁이 심화하면 미국과 중국 경제가 따로 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상양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전략연구소장은 지난 6일 베이징 인민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소장은 “최악의 경우에는 중국 경제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완전히 분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고립될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파국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왕샤오송 인민대 교수는 “양국에 부과된 기존 관세가 지속하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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