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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국 때리기' 이어 '한센병 소송' 선거전 이용 논란

중앙일보 2019.07.09 23:17
아베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아베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오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국 내 소송을 선거전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논란은 "국가가 패소한 '한센병 전(前)환자 가족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항소하지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9일 발표에서 시작됐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한센병 환자 가족들과 소송을 벌여왔다. 한센병 환자 가족들은 일본 정부가 1931년부터 1990년대까지 실시한 한센병 환자 격리 정책이 편견과 차별 등 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28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가족은 격리 대상이 아니었고, 배상청구권도 시효 만료로 소멸했다"며 한센병 환자 가족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항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날 아베 총리는 "항소하지 않겠다"며 예상 밖 입장을 내놨다. 문제는 발표 시점이 참의원 선거운동 기간이었다는 점이다. 
 
정치 평론가들은 아베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이번 소송을 선거전에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모리타 미노루 정치평론가는 교도통신에 "노골적인 선거용 행동은 정치를 혼란스럽게 뿐"이라며 "국가의 지도자는 품격과 예절을 중시해서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치다 다다요시 공산당 부위원장 역시 "아베 총리는 항소가 선거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항소 포기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당은 아베 총리의 발표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 됐다. 자칫 항소 포기에 반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아베 총리를 직접 비판은 피하면서도 아베 총리가 사죄 표현을 하지 않은 것을 꼬집었다. 다마키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일본 정부의 판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아베 총리가 환자들과 가족들을 만나 직접 사죄해야 한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전이 시작된 지난 4일 한국 수출 규제 강화책을 발표해 '한국 때리기'를 선거전에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규제가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층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노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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