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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강제징용 피해자 “미안하다”…일본 수출규제 후 변호사 찾아가 한 말

중앙일보 2019.07.09 20:00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 이춘식 할아버지. [중앙포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 이춘식 할아버지. [중앙포토]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미안합니다”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95) 할아버지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후 변호사를 찾아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이 할아버지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일 JTBC가 소개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네티즌은 “이 할아버지가 미안한 일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임재성 변호사가 지난 4일 YTN라디오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 할아버지는 일본의 규제 조치가 발표된 후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임 변호사를 찾았다.
 
임 변호사를 찾은 이 할아버지는 “나 때문에 한국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닌지 정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본의 경제 제재가 강제징용 판결에서 시작됐다는 생각에 한국인이 피해를 볼까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젊은 날의 고통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서 소송하고 결과를 받았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도 말했다고 임 변호사는 전했다.
 
임 변호사는 “이 할아버지가 뉴스를 자주 보는데 연일 뉴스에서 ‘경제 보복이다’, ‘한국 피해다’ 이런 얘기를 하니 정작 자신의 젊은 날 피해를 주장했던 게 혹시 잘못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 직접 응하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할아버지는 지난 5일 공개된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괘씸하다. 우리가 어렸을 때 일본에 가서 자기 나라를 총칼 들고 지켰는데 그걸 모르는 모양”이라며 “속이 상해 혈압이 오른다. 보상을 기대하는데 자꾸 이렇게 늘어지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1940년대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 중 한명이다. 17세 나이에 일본 가마이시제철소로 끌려가 임금 한 푼 못 받고 일했다고 한다.
 
이후 이 할아버지 등은 2005년 2월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 13년 8개월만인 지난해 10월 “신일철주금이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원고 4명 중 살아서 선고를 들은 이는 이 할아버지 한명뿐이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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