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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캄코시티' 소송 패소…부산저축은행 피해자의 희망이었는데

중앙일보 2019.07.09 13:28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추진했던 '한국형 신도시'인 캄코시티의 조감도. [중앙포토]

부산저축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추진했던 '한국형 신도시'인 캄코시티의 조감도. [중앙포토]

 
파산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희망이었던 ‘캄코시티’ 소송에서 예금보험공사가 패소했다.  
 
9일 예보에 따르면 캄코시티 시행사인 월드시티사가 예보를 상대로 낸 주식반환청구 항소심에서 캄보디아 재판부가 월드시티사의 손을 들어줬다.

 예보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판결문을 송부받는 즉시 2심 재판부의 판결사유를 면밀히 분석해 반박 주장과 법리를 명료히 밝혀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캄코시티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3㎞가량 떨어진 신도시다. 2005~18년부터 개발사업이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현재 개발이 중단돼있다.

 부산저축은행이 2011년 영업정지를 당하기 직전까지 대출·투자로 캄코시티에 투입한 돈은 2369억원. 그동안의 이자까지 합치면 현재 예보가 받아야 할 대출 원리금은 65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소송은 부산저축은행에서 거액을 대출 받아 캄코시티 사업으로 하려던 한국인 사업가 이모 씨가 2014년 2월 예보를 상대로 낸 소송이었다.

 예보는 대출 원리금 6500억원과 함께 캄코시티 시행사의 경영권을 회수해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피해 보전에 쓸 예정이었다. 캄코시티 일대 땅값이 오르면서 사업이 정상화되면 상당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되레 월드시티의 전 대표 이 씨는 부산저축은행 파산으로 예보에 넘어간 월드시티 지분 60%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월드시티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막강한 로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1, 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돼 2심이 다시 진행됐지만 또다시 패소했다.

 
예보는 이번 지분반환소송 패소가 대출채권 회수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예보는 대여금청구소송(대법원, 2016년)과 대한상사중재판정(2017년)에서 최종승소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대출채권 집행권원은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회수할 방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보 측은 “부산계열 저축은행 3만8000명 피해자의 피해보전을 위해 캄코시티 사업 정상화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부실채무자 이씨 측의 국내외 은닉재산도 끝까지 추적하고 국내송환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만8000명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보유자들이다. 부산저축은행 자산이 회수돼야 피해자들은 일부라도 피해를 보전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캄코시티 재판 결과에 대해 “재판결과가 바람직하지 않게 나왔다”며 “재판 결과에 예보가 대응해 나갈 것이고 금융위도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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