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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강력처벌" 외친 김성준···그는 솜방망이 처벌 벗어날까

중앙일보 2019.07.09 11:4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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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전 SBS 앵커의 지하철 내 불법촬영 사건이 알려지면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범죄가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앞서 김 전 앵커도 방송에 출연해 몰래카메라 등을 활용한 성적 불법촬영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현행법인 성폭력범죄특례법 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 사진을 찍는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엄중 처벌' 경고 무색 
앞서 2017년 9월2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디지털 성범죄(몰래카메라 등) 피해 방지 종합 대책’을 보고하며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 처벌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서울지역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의 처벌은 징역형이 5.3%에 불과하고, 71.9%에 벌금형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무조정실 측은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중요 신체 부위를 촬영, 유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동종 전과가 있거나 유포한 자에 대해서는 정식 기소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서 열린 '불법촬영범죄 근절 및 빨간원 캠페인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식 및 캠페인 참여기업 1호점 인증행사'에서 경찰관이 스크린도어에 스마트폰 렌즈를 상징하는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서 열린 '불법촬영범죄 근절 및 빨간원 캠페인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식 및 캠페인 참여기업 1호점 인증행사'에서 경찰관이 스크린도어에 스마트폰 렌즈를 상징하는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의 엄단 의지에도 불구하고 몰래카메라를 사용한 불법 촬영 범죄의 ‘솜방망이 처벌’은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판결문 검색 시스템을 통해 최근 1년간 지하철 내 카메라를 활용한 불법촬영 선고 내역을 살펴보니 약 200여건의 판결문 중 실형 선고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다수가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김 전 앵커는 지난해 5월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방송에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피해자들은)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텐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판결문들을 살펴보면 수백장의 불법 촬영을 한 사람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판결문들에는 대다수의 불법 촬영 피의자들은 다수의 몰래카메라 활용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지하철 특별사법경찰관 등이 이미 주시하고 있던 사람을 검거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대다수가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디지털 포렌식 등 검거된 사람의 휴대폰이나 전자기기를 분석해 보면 다수의 피해자 사진이 나올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전 앵커의 휴대전화 기록 등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동일한 행위를 한 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똑같이 시행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몰카 피의자, 일상생활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김 전 앵커가 왜 불법 촬영을 한 건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네티즌은 “소위 배울 만큼 배우고, 알려질 만큼 알려진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자 마음을 먹게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많이 배우고 알려진 사람인 것과 성적인 윤리가 비례하지는 않는다”라며 “오히려 안팎으로 기대 수준이 높은 가운데 이에 부응하려고 지나치게 억압돼 있던 면들이 음주 상태 등에서 다른 형태로 풀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지역의 한 경찰 관계자는 “불법 촬영 피의자를 검거해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신 이상자이거나 극심한 성 도착증을 겪고 있다거나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일상생활을 매우 잘 영위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 사람들이 범행 사실을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성준 전 앵커 [사진 SBS]

김성준 전 앵커 [사진 SBS]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앵커가 여성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는 모습을 목격한 시민들이 김 전 앵커의 뒤를 쫓았고, 도주하던 김 전 앵커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 전 앵커는 입건 후 회사에 사직서를 냈으며 8일 수리됐다.
 
그는 8일 일부 취재진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사죄드린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지신 모든 분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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