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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사, 아베 겨냥해 “일본 고래잡이는 정치 선거용”

중앙일보 2019.07.09 11:15
일본이 지난 1일부터 고래잡이를 재개했다. 31년 만이다. 올 연말까지 밍크고래와 브라이드고래, 보리고래 등 모두 383마리의 고래를 잡을 예정이다. 이미 밍크고래 두 마리를 잡아 해체한 뒤 판매에 들어갔다.
일본이 고래잡이를 31년 만에 재개한 지난 1일 밍크고래 한 마리가 잡혀 홋카이도의 구시로항에 내려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이 고래잡이를 31년 만에 재개한 지난 1일 밍크고래 한 마리가 잡혀 홋카이도의 구시로항에 내려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사회는 거세게 반발한다. 호주 정부는 “실망”을 표시했고 동물보호단체는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소재한 영국에서 시위를 벌이는 한편 일본이 포경을 중지하지 않으면 2020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한다.  

일본 10~30세 여성 70% 고래고기 식용인가 의문
“7월은 커다란 안개가 끼어 고래잡이 계절 아니야”
포경 재개는 21일 참의원 선거용 아베 정권 '꼼수'

그런데도 일본은 고래잡이에 열심이다. 왜 그런가.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우선 고래고기를 즐겨 먹는 일본의 전통적 식습관이 거론된다. 또 야마구치와 홋카이도 등 포경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곳의 요구가 거세다고 한다.  
일본은 그래서 IWC가 1982년 상업적 포경 중지를 결정하자 ‘과학적 조사’를 명분으로 매년 200~1200마리의 고래를 잡는 ‘꼼수’를 써왔다. 그러다 지난달 말 일본이 개최한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더는 눈치 볼 것 없이 포경 금지의 빗장을 풀었다는 것이다.  
이게 진정한 이유일까? 중국 관영 통신사인 신화사가 일본발 기사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신화사는 먼저 고래고기를 즐긴다는 일본 식습관에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 식탁에서 고래고기가 드물어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는 것이다. 일본포경협회가 2017년 말 전국 10~60세 연령의 1200명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지난 1일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항으로 끌어올려진 밍크고래가 해체되기 직전에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항으로 끌어올려진 밍크고래가 해체되기 직전에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응답자의 64%가 고래고기를 먹어본 적은 있지만 대부분 지난 5년 동안 먹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10~30세의 여성 중 70%는 고래고기를 식용으로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는 1962년 23만 3000톤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최근 연간 소비는 절정기의 80분의 1인 3000톤에 불과하다. 일본소형포경협회의 가이요시 후미 회장이 “고래고기를 얼마에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다.
한 고래고기 판매업자는 “2000년 이래 고래고기 재고를 어떻게 처분할지가 문제”라고 밝힌다. 고래고기가 생각보다 안 팔린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의 질타를 무릅쓰고 ‘상업적’이란 수식어를 붙여 포경 재개를 결정한 이유는 무언가. 일본 학자 사쿠마 준코는 “일본의  포경을 막기 어려운 건 정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이 31년 만에 상업적 포경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이후 붙잡아 해체한 밍크고래 고기가 판매를 위해 지난 4일 홋카이도 구시로항의 어시장에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이 31년 만에 상업적 포경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이후 붙잡아 해체한 밍크고래 고기가 판매를 위해 지난 4일 홋카이도 구시로항의 어시장에 진열돼 있다. [AP=연합뉴스]

그에 따르면 일본 포경은 정부에 의해 운영된다. 일본의 방대한 관료기구가 고래연구 예산, 관리의 승진이나 양로보험 등을 매개로 포경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래잡이에 종사하는 어부가 일본 자민당의 중요 표밭이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이번에 포경 재개를 허용한 시점도 의문이다. 가이요시 후미 회장에 따르면 7월은 고래잡이 계절이 아니다. 홋카이도는 7월이면 늘 큰 안개가 끼어 포경에 적합한 시즌이 아니란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 시점을 택한 건 달력을 보면 알 수 있다. 얼마 후인 21일 참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신화사는 “일본이 포경을 재개한 건 일본 정객(政客)이 어업 선거구에서 정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라고 결론지었다.  
여기서 ‘일본 정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말하는 건 두말할 여지가 없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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