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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유골 찾아주세요”…납골당 공사 뒤 바뀐 유골함

중앙일보 2019.07.09 05:00
청주시 매화공원 내부 시설. [사진 청주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청주시 매화공원 내부 시설. [사진 청주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지난 5월 2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매화공원 납골당. 아버지 유골을 국립 대전현충원으로 옮기려고 이날 납골당을 찾은 김모(61)씨 가족은 유골함을 보고 깜짝 놀랐다. 푸른꽃 문양이 새겨진 백자 형태의 아버지 유골함이 노란색 옥항아리로 바뀐 것이다. 김씨 아버지(사망 당시 70세)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다.

유족 "화장 당시 유골함과 달라" 호소문 전달
2006년 납골당 공사 때 바뀌었을 가능성 제기
청주시 "바뀔 가능성 희박…확인도 어려워"

 
2004년 1월 지병으로 운명한 뒤 유족들은 청주시가 운영하는 시립 납골당으로 안치했다. 김씨는 “지난 5월 이장(移葬) 제사를 지내기 위해 유골함 보자기를 풀어보는 순간 아버지의 유골함이 바뀐 사실을 알게됐다”며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늘이 무너지는 놀라움과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청주에 사는 한 시민이 시가 운영하는 납골당에서 아버지 유골함이 바뀌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씨는 8일 청주시청을 찾아 “사라진 아버지 유골을 찾아달라”며 한범덕 청주시장과 청주시설관리공단에 호소문을 전달했다. 김씨 가족은 14년 전 청주시(당시 청원군)가 납골당 보수 공사를 하면서 유골함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는 2005년~2006년까지 봉안당을 새로 만들면서 보관 중인 유골함을 임시보관함에 안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관리소홀로 유골함이 섞였다는 게 유족의 주장이다. 임시보관함에 있던 유골함은 2007년 새 봉안당을 완공하면서 옮겨졌다.
국립대전현충원. [중앙포토]

국립대전현충원. [중앙포토]

 
공사가 한창이던 2006년 여름 납골당을 찾은 김씨의 동생 A씨(54)는 당시 유골함 보관에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200여 개의 유골함이 컨테이너 안에 있는 선반에 칸막이도 없이 올려져 있었다. A씨는 “유골함 보관 서류에는 위치를 나타내는 구역 번호와 고인 이름이 함께 기재돼 있어 이게 일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당시 직원이 알려준 선반 번호에는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 이름의 유골이 안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컨테이너 안에서 납골당 직원들과 함께 아버지 유골함을 찾았다. A씨는 “한 직원이 다른 선반에서 아버지 이름이 걸린 유골함을 찾아 ‘아버지 유골이 확실하다’고 말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유골함을 보자기에 싸인 상태로 보관한 데다 유골함의 구체적인 생김새는 형님과 어머님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보자기를 열었더라도 나는 바뀐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가족은 뒤늦게 납골당에 있는 유골함 봉합 장치를 열어 수 백기를 확인했으나 아직 아버지의 유골함을 찾지 못했다. 김씨는 “매화공원 측에서 내준 옥항아리는 무연고자 유골함과 유사한 것으로 미뤄 2006년께 유골함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청주시가 하루빨리 유골을 되찾아 줘서 아버지를 국립현충원에 모실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납골당을 관리하는 청주시설관리공단은 유골함이 바뀌었을 가능성은 작다고 해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2006년 A씨가 유골함이 바뀌었다고 관리사무소에 항의해서 직원이 아버지 유골함을 찾아준 것으로 안다”며 “납골당 보수공사 뒤에는 유골함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바뀌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씨가 주장하는 아버지 유골함 모양도 기억에 의존하고 있을 뿐 사진을 찍어놓은 것도 아니어서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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