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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구인회·허준구·조홍제… 전설대로 5大부자 나온 마을

중앙일보 2019.07.09 05:00
옛 지수초등학교에 있는 '재벌소나무'. [사진 진주시]

옛 지수초등학교에 있는 '재벌소나무'. [사진 진주시]

삼성 이병철 회장,  LG 구인회 회장, 효성 조홍제 회장, GS 허준구 회장은 
모두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다. 이들은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에 있는 옛 지수초등학교에 다녔다. 1921년 개교한 지수초는 2009년 폐교 결정이 나면서 인근 학교와 통합돼 현재 빈 건물만 남았다.

대기업 창업주 가장 많이 배출한 '부자 초등학교'
진주시 8일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지수초 활용 협약 체결
"지수초 등 기업가 정신 수도의 상징적 공간으로 발전"

 
 폐교된 이 지수초교가 앞으로 기업가 정신을 교육하는 센터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진주시가 8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지수초등학교를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로 건립해 운영하기로 상호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진주시 관계자는 “지수초등학교가 있는 지수면은 한국을 대표하는 5대 그룹의 창업주들이 꿈을 키운 한국 기업가 정신의 발원지이다”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진주시를 ‘기업가 정신 수도’로 선포했는데 앞으로 지수초를 중심으로 지수면을 기업가 정신 수도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수초를 다닌 대기업 창업주나 회장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먼저 경남 의령군 정곡면에 살던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그는 어린 시절 허씨 집안으로 시집간 둘째 누나 집에서 지수초를 다녔다. 또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과 함안 법수면에서 태어난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도 이 학교 출신이다.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도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다. 지수초는 2009년 폐교됐지만, 교정에는 과거 이병철 회장과 구인회 회장이 심은 ‘재벌 소나무’가 아직 남아 있다.  
 
지수초가 있는 지수면 승산마을은 전국에서도 가장 부자가 많이 나고 자란 ‘부자 동네’다. 승산마을은 김해 허씨 집안이 조선시대 초기에 먼저 자리를 잡았다. 이후 200년쯤 뒤인 숙종 때 성재공 ‘구반(具槃)’이라는 학자가 허씨 집안과 결혼하면서 능성 구씨가 정착했다.   
 
구씨 집안은 승산마을 내에서도 상동마을에, 허씨 집안은 하동마을에 모여 살았다. 정통 유학자를 두루 배출한 두 집안은 대대로 선비 가풍이 이어져 오면서 오늘날 기업 정신의 기초가 됐다고 한다. 두 집안은 마을 주민들이 세금을 내지 못하면 대신 내주기도했다. 일제 교육에 저항하기 위해 일신재단(현 진주여고)을 설립하는 등 교육에도 이바지를 해왔다.  
지수초등학교 전경. [사진 진주시]

지수초등학교 전경. [사진 진주시]

 
지수면사무소 뒤편 길로 가면 LG와 GS그룹 창업주와 역대 회장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고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곳에는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을 비롯해 GS건설 허준구 회장,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 허승효 알토전기 회장,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 등 대기업 회장들 생가가 10채 이상 있다. LS그룹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도 지수면 출신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지수면은 풍수적으로 학이 둥지를 틀 듯 마을을 감싸고 있고 재물과 관련된 물을 품고 있는 부자 기운이 모인 곳”이라며 “예로부터 남강 물속에 솥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그 바위를 기점으로 세 갈래로 나눠 8㎞ 이내에 큰 부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는데 이병철·구인회·조홍제 회장 생가가 거기에 들어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이런 역사와 문화적인 배경을 토대로 진주를 기업가 정신의 성지로 만든다는 목표다. 지난해 8월 특허청에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 수도 진주’를 상표 출원했다. 이어 9월에는 남명사상과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 12월에는 기업가 정신 구축 기본계획 연구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올 2월에는 한국경영학회를 초청해 기업가정신 교육 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과거 진주 출신 기업인들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끌었듯이 미래에도 진주의 기업가 정신에 뿌리를 둔 젊은 벤처기업이 많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다”며 “기업가 정신 수도 구축사업을 조기에 정착시켜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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