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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ㆍ조 라인’ 첫 대규모 인사…조국, 셀프방어·정밀검증 동시 돌파?

중앙일보 2019.07.09 05:00
“빠르면 7월 중순, 늦어도 8월 초순.”
 

개각을 두고 두 달 넘게 되풀이되는 말이다. 이미 7월 중반을 향해가지만, 개각 소식은 없다. 오히려 “일본의 경제 보복 등 때문에 개각 얘기를 꺼낼 분위기도 아니다”라는 말까지 들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모여든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모여든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8일 “개각은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다. 내게 물어도 해줄 말이 없다”면서도 “다만 일부 인사들을 검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인사 수요는 많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인재는 적다는 것”이라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구인·구직의 미스매치가 있다는 얘기다.
 
이번 개각의 변수는 많다. 핵심 변수는 내년 4월 총선이다.
 

◇“어차피 갈 사람…영(令)이 서지 않는다”
 
청와대 인사들은 최근 “개각 기사를 제발 쓰지 말아달라. 하마평이 계속 나오면 부처 공무원들이 크게 동요하면서 업무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호소한다. 
 
이는 사실에 가깝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장관이 바뀌는데 충성할 공무원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적폐청산 프레임에 전 정부에 충성했던 공무원 상당수가 불이익을 봤다는 여론까지 퍼지면서 ‘복지부동(伏地不動 )’ 기류가 오히려 강해진 상태”라며 “혹시 모를 불이익에 대비해 상관의 지시를 받을 때마다 녹음해놓는 등 근거자료를 남기는 것이 중·하급 공무원들의 일상적 문화”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러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부처는 최소 9개, 최대 12개에 달한다. ‘18부처 5처 17청’으로 구성된 문재인 정부의 내각 중 절반 이상에서 ‘영(令)’이 서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개각은 총선과 맞물려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ㆍ진선미 여성가족부ㆍ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4명은 총선 출마 대상이다. 일각에선 강원 출신인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장관급)을 출마시켜 여당의 약세 지역인 ‘강원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원년 멤버인 박능후 보건복지부ㆍ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북한 목선의 입항 사태와 관련 논란을 일으킨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조기 교체설까지 나온다. 가능성은 낮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강남 출마설도 제기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7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가운데)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은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7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가운데)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은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이 밖에 김상조 정책실장의 임명 이후 비어있는 공정거래위원장(장관급) 자리도 새로 채워야 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경우 유임 가능성에 갈수록 무게가 실린다. 불출마를 조건으로 한 국무총리설까지도 나온다. 김 장관 자신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제 거취는 임면권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임면권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번 정기국회가 마무리될 시점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교체도 예정돼 있다. 
 

◇“짐 싸 놓고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데…”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청와대 인사는 최근 “나도 짐을 이미 다 싸놓고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며 “지역구 관리도 해야 하는데 결정이 늦어지니 답답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후임자도 없는데 업무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참모 중 총선 채비를 마치고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인사는 최소 8명이다.  
 

수석급 중에는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강기정 정무수석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서관급에선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을 비롯해 복기왕 정부비서관, 김영배 민정비서관, 민형배 사회정책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 등 시장 또는 구청장 출신 인사들이 탄탄한 지역구 관리를 기반으로 사실상 출마 채비를 마쳤다. 최근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도 청와대를 떠나 당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법무부 장관 입각 가능성이 제기된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 서훈 국정원장 등 후임자가 일찍부터 거론돼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교체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청와대 진용을 처음부터 새로 짜는 수준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청와대에서도 인사 수요가 10명 가까이 생긴다는 뜻이다.
 

◇‘김·조 라인’의 첫인사…어떻게 채우고 어떻게 검증할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개각과 청와대 개편까지 염두에 두고 다양한 인사를 접촉하고 있다”며 “그런데 대부분 ‘총선 이후에 보자’며 고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에서 하마평에 올린 인사들은 대부분 검증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매번 ‘잘못된 인사’라고 비판하지만 솔직히 뽑고 싶었던 사람을 못 뽑은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일부가 검증에서 탈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전 국무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진선미 여가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전 국무위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진선미 여가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또 다른 청와대 인사는 “이번 개각과 청와대 개편은 신임 김외숙 인사수석의 첫 작품”이라며 “전임 조현옥 수석과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을 테지만, 채울 사람은 많은데 정작 선택지가 적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돌려막기’ 가능성이 벌써부터 나온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윤종원 전 경제수석 등이 이미 경제 관련 부처 장관으로 입각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조국 수석을 실제로 법무부 장관에 기용할 경우 역시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더욱이 검증 대상자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20명 넘는 대상자를 구하더라도 검증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인사 검증의 총책임을 지고 있는 조국 수석까지 법무부 장관 발탁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조 수석은 본인의 청문회에 대비한 ‘셀프 검증’과 함께 20명 넘는 인사 대상자에 대한 ‘검증’을 동시에 수행해야 할 상황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왼쪽)과 조국 민정수석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왼쪽)과 조국 민정수석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앞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 수석은 최근 사석에서 “만약 인사 검증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경우 모든 책임은 신임 김외숙 수석이 아닌 내가 지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당초 7월 중순 개각과 이에 맞물린 청와대 개편, 그리고 올 정기국회 말미에 국무총리를 교체한다는 일정을 사실상 내부 로드맵으로 그려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의 무역보복 등 외부적 요인과 함께 인사 추천과 검증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커지며 개각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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