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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 이낙연이 조용하다···'넘버 투' 文히든카드 될까

중앙일보 2019.07.08 17:29
이낙연 국무총리 [중앙포토]

이낙연 국무총리 [중앙포토]

“대법원 판결이 난 것을 정부가 개입할 방법이 없지 않는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원고가 900명이라는데…(걱정이다).”

작년 10월 "국무총리가 대책 마련" 발표
8개월 뒤 대책 발표는 외교부 국장급이
'넘버 투' 이 총리 방일, 전격 카드 되나
"개인이 해결할 단계 넘어섰다" 반론도

2차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올해 2월 말,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석에서 강제징용 문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한 말이라고 한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2차 북ㆍ미 회담에 대한 낙관론이 정부 내에 퍼질 때였다”며 “남ㆍ북, 북ㆍ미 대화가 잘 풀리면 자연스럽게 일본 외교 문제도 한국에 유리한 쪽으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편에선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30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이 나오자마자 국무총리실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입장문에서 “국무총리가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정부의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 내 ‘일본통’으로 분류됐던 이 총리 산하에 대책반을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11월 초 총리실 산하에 외교ㆍ법무ㆍ행정안전ㆍ산업통상자원부ㆍ법제처 등 차관급 태스크포스(TF)도 발족했다.  
그러나 총리실 TF는 이후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는 않았다. 일본 측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상 외교협의ㆍ중재위 구성 요청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 안에서 중재위나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응하는 방안은 TF 출범 초기부터 대책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이 총리 주재 1.5트랙 오찬회의의 한 참석자에 따르면 외교부가 강제징용 문제를 중재위로 가져가는 방안을 보고하자, 이 총리가 “그 방안은 정부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적절한 말이 아니다”며 제지했다고 한다.

7개월여 만인 올해 6월 19일 ‘한ㆍ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기금안’을 발표한 건 외교부의 국장급 인사였다. 총리실이 아닌 외교부 차원에서 발표한 것을 놓고 “총리실이 외교적 부담 때문에 뒤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한ㆍ일 충돌을 놓고 이 총리가 존재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TF를 주재한 것은 이 총리가 맞지만 어디까지나 정부 부처 간 대책을 조율하는 역할이지 이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의 책임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주 금요일에도 관계부처 회의를 하는 등 여전히 총리실이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곤 다른 해석도 있다. 정부가 ‘마지막 카드’를 아껴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시점에서 일본에 특사를 파견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당국자는 “강제징용 문제가 양국 전반의 현안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이를 어느 한 개인이 풀기는 이미 어려워졌다”고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선 일본통이자 공식적인 ‘넘버 투’에 해당하는 이 총리를 일본에 전격 파견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외교가에선 나온다. 도쿄 주재 특파원으로도 있었던 이 총리는 한일의원연맹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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