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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겨냥 보복 조치 주도한 아베 충성파 3인방 '이-세-하'

중앙일보 2019.07.08 16:40
  기획은 이마이,집행은 세코, 전파는 하기우다.  

"이마이가 설계,실행은 세코,전파는 하기우다"

 
지난 4월 아베 총리의 유럽 순방에 동행했던 이마이 다카야 총리 비서관이 정부전용기를 통해 귀국하는 모습. [사진=지지통신 제공]

지난 4월 아베 총리의 유럽 순방에 동행했던 이마이 다카야 총리 비서관이 정부전용기를 통해 귀국하는 모습. [사진=지지통신 제공]

징용 재판에 대한 보복 조치로 취해진 대(對)한국 수출 규제 방침이 발표된 지 1주일이 지나면서 이번 조치에 관여한 핵심 인물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8일 "이번 조치는 이마이 정무 비서관을 비롯해 총리관저와 정부, 자민당내에 포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핵심 참모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관저의 실세인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정무비서관이 그린 설계도를 토대로, 주무부처 장관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집행을 총괄하고, '돌쇠형 참모'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나팔수 역할을 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와 정부, 여당에 소속된 아베 총리의 핵심 참모들이 한국에 대한 보복을 위해 3각 편대를 이룬 셈이다.
기획 이마이, 현역 관료 때 아베에 줄 선 실세 
총리관저의 이마이 정무비서관은 아베 총리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지지(時事)통신 기자 출신의 정치평론가 다자키 시로(田崎史郞)는 저서 『아베관저의 정체』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과이마이 비서관을 ‘총리관저의 키맨’이라 불렀다. 이마이는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이다. 2006년 제1차 아베 내각때 부처 파견 비서관으로 아베 총리를 보좌했다. 아베 총리가 1년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갔지만 그는 변함이 없었다. 경제산업성 관료로 돌아갔지만 마음은 계속 아베에 대한 충성 모드였다. 현역 관료 신분임에도 아베 총리를 자주 찾아가 도왔다. 결국 2012년말 재집권한 아베 총리는 그를 수석비서관으로 등용했다. 

 
이마이는 아베 총리 주재로 매일 아침 스가 관방장관과 부장관 3명 등이 참석하는 6인회의의 핵심 멤버다. "중요한 인사, 정책, 외교방침은 아베, 스가, 이마이 세 사람이 결정한다. 이들에게서 직접 들거나 이들의 의중이 확실하다면 기사로 써도 된다"는 내용이 『아베관저의 정체』에 담겨있다. 의원들 사이엔 "왜 이마이 비서관은 총리를 못 만나게 막아서느냐","비서관인데 정책에 너무 관여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높지만 아베 총리는 "이마이의 존재감이 크다"고 감싼다고 한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각 부처에서 보고받은 가능한 보복 조치를 리스트화하고, 수출규제를 첫 조치로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경제산업성 출신인 그가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집행 세코, 자민당 최고 참모 꾀돌이
세코 경제산업상은 아베 1차내각에서 총리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2012년말부터 정치인 출신으로는 역대 최장기록인 무려 1317일 동안 관방 부장관으로 아베 총리를 보좌했다.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細田)파 소속인 그는 "아베 총리를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는 충성파다. 꾀가 많아 '자민당의 참모'로 불린다. 이번 조치가 발표된 뒤 주무부처의 장으로 연일 "WTO(국제무역기구)협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총대를 메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대행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대행

나팔수 하기우다, 아베 말엔 무조건 돌쇠형
하기우다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아베 총리의 나팔수 역할이다. 지난 4일 BS후지 프라임뉴스에선 이번 수출 규제에 대해 "(화학물질의) 행선지를 알 수 없는 듯한 사안이 발견됐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해 (안보상)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 북한을 끌어들여 논란의 초점을 '경제 보복'이 아닌 '안보'로 몰아가겠다는 의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4일 BS후지 프라임뉴스에 출연해 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BS후지 화면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4일 BS후지 프라임뉴스에 출연해 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BS후지 화면 캡처]

 "어느 시기 불소 관련 물품(고순도 불화수소ㆍ에칭가스) 대량 발주가 급히 들어왔는데 (수출한 뒤) 한국 측 기업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 "(에칭가스는) 독가스나 화학병기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행선지는 북한”이라는 등 일본 언론들이 ‘자민당 간부’의 말로 보도하는 발언의 진원지로 우리 정부는 하기우다를 의심하고 있다. 
 
역시 호소다파 소속인 하기우다는 일본 내에서 "아베 총리가 흰색이라고 하면, 검은 것도 희다고 말할 인물"로 통할 정도로 막무가내식 돌쇠형이다. 2015년부터 아베 관저의 관방 부장관을 맡은 뒤 2018년 현직에 취임했다. "일본엔 전범이 존재하지 않는다","(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인정한)고노 담화는 역할이 끝났다" 등 숱한 망언을 쏟아낸 전력이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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