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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여경' 논란 속 경찰관들, 112만원 손해배상 소송 제기

중앙일보 2019.07.08 15:21
공개된 '대림동 여경' 동영상 속 여성 경찰관 이모 경장이 주취자인 중국동포 피의자를 제압해 체포하는 모습. [사진 구로서 공개 유튜브 영상 캡처]

공개된 '대림동 여경' 동영상 속 여성 경찰관 이모 경장이 주취자인 중국동포 피의자를 제압해 체포하는 모습. [사진 구로서 공개 유튜브 영상 캡처]

'여성 경찰관 비하' 논란을 일으켰던 이른바 '대림동 여경' 동영상 속 경찰관들이 피의자들을 상대로 112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12만원이라는 금액은 경찰 범죄신고 전화번호 '112'를 상징하는 것이다. 경찰 측은 "현장 경찰관이 겪는 치안 업무의 어려움을 대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장 경찰관의 어려움을 국민께 알리기 위한 것"
범죄신고 전화 번호 112에 금액 맞춰

서울 구로경찰서 신구로지구대 소속 고모 경위와 이모 경장은 중국동포 장모씨와 허모씨 등을 상대로 112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 5일 서울남부지법에 접수했다. 
소송을 낸 고 경위는 경찰 내부 업무전상망 게시판에 "현장경찰관을 대변하기 위한 112 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대림동 여경' 동영상 속 등장하는 남성 경찰관이다. 고 경위는 "모두 아시는 것처럼 ‘대림동 공무집행 방해 사건’은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임에도 불구하고 언론 등을 통해 ‘대림동 여경 사건’으로 그 본질이 왜곡되어 개인적으로는 참 많이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에 제대로 응하는 사람은 드물고 오히려 경찰관을 공격하는 사람들,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서도 함부로 경찰관을 대하는 사람들, 언젠가부터 주취자 뒤치다꺼리는 현장업무의 전부인 것처럼 변한 지 오래"라고 밝혔다. 
 
고 경위는 "우리의 현장은 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면서도 긴장된 상황 속에서 신고에 대응하고, 주취자에 시달리며, 머리가 지근거리는 상황 속에서 여명을 맞이하는 날들의 연속"이라며 "오랜 고민 끝에 우리 현장 경찰관의 어려움을 국민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고, 피의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맘 먹었다"고 설명했다. 
 
고 경위는 소송의 목적이 '금전적 배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들에게 금전적 배상을 받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돈을 받을 목적이 아닌 현장 경찰관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한 작은 계기를 만들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매일 같이 대형사건, 사고가 넘치는 현실에서 ‘112 소송’이 얼마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소송을 통해 현장 경찰관의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조직법무계는 소송 추진 과정에서 법률적 도움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법무계 관계자는 "법 집행과정에서 소송에 휘말리는 경찰관의 송무나 국가 대상 소송 사건 등의 법률적 지원을 맡고 있다"며 "고 경위가 개인의 자격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고 절차적인 부분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15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약 14초 분량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여경이 취객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경찰은 "여경이 피의자를 제압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여경 무용론' 주장으로까지 확산되기도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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