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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뿐 아니라 중국·대만서도 수난” 베트남, 여성 인권유린에 뿔났다

중앙일보 2019.07.08 12:29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전남 영암에서 30대 한국 남성이 한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구타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베트남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무분별하게 발생해 온 베트남 여성에 대한 폭력ㆍ살인 및 인권범죄가 회자되면서 파장이 커지는 모양새다.

 
베트남 현지 매체 ‘뚜오이째’와 ‘VNExpress’ 등은 7일 한국에서 발생한 베트남 아내 무차별 폭행 사건을 보도하며 최근 중국 및 대만에서 발생한 베트남 여성에 대한 범죄 사건을 다시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한진쿤(당시 39세)이라는 이름의 중국 남성이 베트남 호찌민에서 동갑내기 베트남 아내를 50회 이상 흉기로 찔러 잔인하게 살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진쿤은 부인에게 함께 중국으로 갈 것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쿤은 2017년 베트남 호찌민법원에서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최근에는 30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미혼 남성들과의 국제결혼을 위해 베트남 북부 접경지역에서 베트남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뚜오이째는 지난 2017년 6월 베트남 동탑성경찰청이 인신매매조직에 속아 중국으로 팔려간 뒤 중국인 남성으로부터 학대를 받아온 베트남 여성을 구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으로 인신매매되는 주변국 여성들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영국의 주요 일간지 가디언은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만 2017년 6월에 18명의 소녀가 중국에서 팔려갔다 발견돼 되돌아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제결혼 및 취업을 위해 대만으로 가는 베트남 여성들이 크게 늘면서, 대만에서 발생하는 베트남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 사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황동허(당시 52세)라는 이름의 대만 남성이 베트남 출신의 아내 닌르펑(당시 42세)을 술에 취해 무참히 살해했다. 이들은 결혼 16년간 결혼생활을 해 온 부부로, 슬하에 두 딸도 있었다. 사건 당시 이웃 주민들은 “황동허가 수입이 일정치 않은 알코올 중독자로, 술을 마시면 아내에게 자주 폭력을 휘둘렀다”고 증언했다.
 
베트남의 유명 영화감독 타퀸투(39)는 지난해 다큐멘터리 ‘기회의 땅(Promised land)’을 통해 대만으로 이주한 뒤 폭력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베트남 여성들의 삶을 집중 조명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또한 베트남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및 강력범죄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베트남 사회를 가장 큰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은 바로 ‘후안마이양 사건’이다. 2007년 충남 천안에서 19살 난 베트남 소녀 후안마이가 남편 장모(당시 46세)씨로부터 무차별적인 구타를 당하다 결국 숨진 사건이다. 당시 후안마이는 결혼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신혼이었다.    
 
지난 2017년 6월에는 서울 성북구에서 용돈을 주지 않고 자신을 구박한다는 이유로 당시 83세의 시아버지가 31살 베트남 며느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일도 있었다. 2014년에는 양산과 홍천에서 한국 남성이 베트남 국적의 아내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베트남 이주여성에 대한 안전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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