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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이재용, 日 동분서주···불화수소 공급선부터 찾았다

중앙일보 2019.07.08 11:2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7일 밤 일본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7일 밤 일본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밤 일본에 도착한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가 거래 규제 대상에 올린 반도체 첨단소재 3종(불화수소·포토레지스트·불화폴리이미드) 거래선을 뚫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본 하네다(羽田) 공항에 도착한 직후인 7일 밤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낀 채 “장마네요(梅雨ですね)”라고 짧게 답하고,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장마네요” 짧게 답, 거래선 미팅 일정 시작 
7일 니혼게이자이는 이 부회장이 거래처 기업 간부를 만나 일본 이외의 공장에서 한국으로 소재 조달을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이외에 대만ㆍ싱가포르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소재 업체 스텔라에서 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를 조달받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공정 중 회로의 모양대로 깎아내는 에칭(식각) 공정에 쓰인다. IT업계에 따르면 에칭가스는 독성이 있어 오랜 시간 보관이 어려운 까닭에 ‘JIT(Just in time·적시공급)’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의 요청과 달리 스텔라는 현재 일본 정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져야 대만 등지에서 한국에 에칭가스를 수출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에칭가스를 비롯한 전략 물자의 수출 허가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에칭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스텔라ㆍ모라타 등 일본 업체에서 바로 고순도 에칭가스를 들여오거나, 국내에 있는 협력 업체가 사들인 일반 불화수소를 고순도로 가공한 제품을 조달받는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스 형태의 불화수소 말고도 액체 등 케미칼 형태의 불화수소를 쓸 수 있겠지만, 원활한 공정을 위해선 고순도 에칭가스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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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거래 규제 품목인 포토레지스트(PR)를 생산하는 일본 현지업체 TOK도 이 부회장의 현지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TOK 관계자는 최근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는데, 갑자기 정부의 수출 규제가 생기면서 실망감이 크다”며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는 생산량이 적고 한국에서도 생산 시설이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TOK는 인천 송도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부회장의 귀국은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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