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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권 들어 해외이주 5배 급증" 황교안 주장은 통계 착시

중앙일보 2019.07.08 06:0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탈(脫) 한국’ 규모를 놓고 정면으로 부딪쳤다.
 
발단은 7일 황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었다.
 
황 대표는 한 언론보도를 인용하며 “해외 이주자 수가 문재인 정권 2년 만에 약 5배나 늘어나 금융위기 후 최대라고 한다”며 “정말 대한민국을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이주 신고자는 2200명으로 2017년(825명)과 2016년(455명)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황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자유한국당이) 떠나고 싶은 나라에서 살고 싶은 나라로 다시 대전환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근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쳐

좀더 들여다보면 그러나 다른 실상이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2018년 해외 이주자 수가 급증한 것은 2017년 말 해외이주법 개정안이 시행돼 거주 여권이 폐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12월 21일부터 해외 영주권자에게 신분증명용으로 발급되던 거주 여권이 폐지되면서 이들이 한꺼번에 해외이주 항목에 집계됐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해외이주자를 크게 연고 이주(결혼 등 가족관계 변동에 따른 이주)와 무연고 이주로 나뉘는데, 무연고 이주는 다시 취업이주, 사업이주, 기타이주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많이 늘어난 항목은 기타이주로 2017년 79명에서 2018년 1461명으로 급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기타 이주자로 분류된 1461명 중 1395명은 법 개정에 따라 해외이주신고를 한 기존 해외 영주권자"라며 "실제로 국내를 떠난 이주자는 66명”이라고 했다. 1395명을 제외하면 2018년 해외이주 신고자 수는 약 805명으로 전년도(2017년·825명)와 별 차이가 없다.
 
또한 취업이주나 사업이주는 2017년과 대비해 각각 78명(251명→173명), 5명(26명→21명)씩 줄었다. 연고 이주는 469명에서 545명으로 76명이 늘었다. 
2017~2018년 외교부 해외이주통계 [자료=외교부]

2017~2018년 외교부 해외이주통계 [자료=외교부]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를 비판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7일 “황 대표는 해외이주 증가 내용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착시적 통계수치를 악용해 국민 불안을 선동하는 '가짜뉴스를 또 한번 생산하고 말았다”며 “문재인 정부 깎아내리기에만 눈이 멀어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헛발질을 한 꼴이다. 국민은 거짓 선전 일삼는 '한국당으로부터의 자유', 즉 탈한국당을 원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대변인이 그러면서 인용한 통계가 해외이주 통계가 아닌 국적포기자란 사실이다. 이 대변인은 “2018년 국적포기자는 3만3000여명으로 예년에 비해 1만2000명이 늘어났다”며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유권자를 정리하며 기존 국적상실 신청자들에 대한 행정처리가 이뤄졌고 재외동포법 개정으로 재외동포 2세의 국적이탈 신청을 집중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둘은 다른 통계다. 해외이주자는 생업에 종사하는 이유로 해외에 나가야 하거나 외국인과의 혼인 같은 가족관계 때문에 이주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일정 기간 거주하다가 외교부에 신고한 뒤 다시 귀국해 돌아올 수도 있다. 반면 국적포기자는 국적 자체를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바꾼 경우다. 황 대표에게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통계를 사용했다'고 비판했는데, 이 대변인도 결과적으론 엉뚱한 통계로 반론한 셈이 됐다.
 
이 대변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적포기자가) 외교부 통계이고, 김경협 의원(외교통상위원회 민주당 간사)도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이 통계를 올려서 인용했다”고 밝혔다. 
 
유성운·이우림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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