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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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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나무'는 누구...네이버ㆍ카카오ㆍ소프트뱅크에서 거금 투자 받은 스타트업 창업가 심층분석

중앙일보 2019.07.08 05:00 경제 1면 지면보기
 
중앙일보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힘, 판교 스타트업을 집중 조명하는「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시리즈를 올해 1월 시작했다. 매주 2건의 디지털 기사를 선보인 시리즈는 7개월 만에 50회를 맞는다. 이를 계기로 49회 '판교의 내일'과 50회 '판교의 오늘'을 볼 수 있는 특집 디지털 기획을 준비했다. 49회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네이버, 카카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3대 벤처투자사(VC)가 투자한 회사와 창업가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어떤 스타트업이 제2의 네이버, 카카오가 될 수 있을지, 누가 제2의 이해진, 김범수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15일 디지털로 공개되는 판교 시리즈 50회에선 그간 작성된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50회 기사 전체를 빅데이터 분석해 판교의 오늘을 보여주는 '키워드'들을 뽑아봤다. 
 
3대 VC, 18개월 동안 132개 스타트업에 투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될 성 푸른’ 스타트업을 골라내는 걸 업(業)으로 하는 벤처투자사(VC) 중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이하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행보는 특히 주목받는다. IT 전문성과 스타트업 업계에 지닌 영향력 때문이다. 이들 3대 VC가 투자했단 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이란 의미다.  
 
7일 이들 3대 VC에 따르면 이들이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투자한 스타트업은 해외와 국내를 통털어 총 132개였다. 중앙일보는 이중 국내 스타트업인 65개사와 그 창업자 87명을 분석했다. 네이버는 28개사(투자금 553억5000만원), 카카오벤처스는 59개사(474억원), 소프트뱅크벤처스는 45개사(2540억원)에 각각 투자했다. 물론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 금액까지 합치면 투자 규모는 훨씬 커진다. 한 예로 네이버는 이 기간에 펀드를 통해 2280억원을 간접 투자했다. 
 
‘서ㆍ카’냐, ‘서ㆍ카ㆍ연ㆍ고ㆍ포’냐
3대 VC의 투자를 유치한 창업가는 어느 대학 출신(학부 기준)이 가장 많을까. 중앙일보 분석 결과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창업가 87명 중 서울대 출신이 19명(22%)으로 가장 많았다. KAIST 출신은 두 번째(11명ㆍ13%)였다. 이어 연세대(8명), 고려대(5명), 포항공대(3명) 순이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좁게 보면 ‘서ㆍ카’, 넓게 보면 ‘서ㆍ카ㆍ연ㆍ고ㆍ포’가 창업판을 주도했다. 이들 다섯 개 대학 출신이 전체의 53%다. “학력에 가산점이 붙는 경우는 절대 없다. 서류도 사업계획서 하나만 본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데도 이랬다. 
 
해외 대학 출신도 13명(15%)이었다. 이어 서강대, 한양대, 한국외대, 경북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각각 두 명씩의 창업자를 냈다. 유독 서울대와 KAIST가 강세인 건 왜일까. VC인 캡스톤파트너스의 오종욱 투자팀장은 "심사할 때 학력을 의미 있게 보지 않지만, 확률적으로 아이디어가 좋은 팀들이 학력도 좋은 경우가 많더라"며 "특히 KAIST는 교내에 다양한 창업 지원이 있어서 그만큼 유능한 창업자를 많이 배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학벌이 전부는 아니다. 창업자 중 일부는 유명 대학 출신이 아님에도 본인의 관심과 본인의 실력을 무기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대 창업자가 대세라고? 아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과거 "젊은 사람이 더 똑똑하다(Young people are just smarter)"며 스타트업과 IT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건 젊은 직원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하지만 분석 결과 '스타트업 창업자=20ㆍ30대'란 생각은 선입견에 불과했다. 가장 주축은 30대였다. 조사대상 87명의 창업자 중에 30대가 가장 많은 36명(41%)이었다. 이어 40대와 20대 창업자가 각각 20명(23%)으로 동률을 이뤘다. 30ㆍ40대 창업자가 전체의 64%다. 50대 창업자도 6명(7%)이나 됐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벤저민 존스 교수 등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창업한 미국 내 기술 관련 업체 중 상위 0.1%의 고속 성장을 이룬 창업자의 평균 나이는 45세였다. 
 
포털 다음을 창업했던 이재웅 쏘카 대표.

포털 다음을 창업했던 이재웅 쏘카 대표.

네이버 대표를 지낸 최휘영 트리플 대표.

네이버 대표를 지낸 최휘영 트리플 대표.

 
50대 창업자 중에는 절륜한 경력을 갖춘 이들이 많았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의 이재웅(51ㆍ사진) 대표는 포털 다음의 창업자다. 이 대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자금을 유치했다. 네이버 대표를 지낸 최휘영(55ㆍ사진) 대표는 여행 가이드 서비스 업체인 트리플을 창업해 네이버의 투자를 받았다. 게임업체인 앤유를 창업해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끌어낸 김정환(51) 대표는 블리자드코리아의 수장을 지낸 바 있다. 이외에도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공동창업자였던 김수권(39) 엑스트라이버 대표(카카오벤처스 투자)나,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인 티켓몬스터를 세운 신현성(34) 테라 대표(카카오벤처스 투자)도 새롭게 출발선에 선 유명 창업자다. 엑스트라이버는 패키지여행 검색 플랫폼 ‘트립스토어’의 운영사다. 테라는 블록체인 전문 업체다. 
 
한번 성공하고 또 창업한 '연쇄 창업자' 많아 
한번 성공한 연쇄 창업자들이 투자받은 경우가 많다는 건 창업에 있어 젊음 못잖게 해당 업(業)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단 얘기다. 
 
물론 이들 유명 창업가에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원한 VC관계자는 “투자를 하는 입장에선 유명 창업가에 대한 후광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며 “비즈니스 모델 못지않게 유명 창업가들의 명망 자체가 투자를 유치하는 일종의 유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창업가 중 55%는 직장 생활 유경험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마찬가지로 대학이나 대학원 재학 중 바로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분석 대상 창업가 중 48명(55%)이 졸업 후 대기업이나 네이버ㆍ카카오 같은 IT기업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창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ㆍ대학원생이 바로 창업에 이른 경우는 27명(31%)이었다. 현재 펀딩을 받은 스타트업 이전에 다른 스타트업을 운영했던 이는 7명(8%)이었다. 현직 교수 출신 창업자도 2명이었다.
 
정광호 서울대 교수(개방형혁신학회 부회장)는 "이는 성공한 창업가가 되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충분히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정부의 창업 지원 역시 무작정 자금을 주는 것보다 예비 창업자들이 창업 이전에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창업가는 13%에 그쳐  
투자 유치에 성공한 87명의 창업가 중 여성은 11명(13%)에 그쳤다. 커리어 우먼으로 일하다가 육아·가정생활 등에서 자신이 겪은 불편함을 해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우가 다수였다. 
 
이와 관련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스여일삶)’의 김지영 대표는 "제1ㆍ2 벤처 붐 모두 IT 및 개발자 위주라 모수 자체가 남성이 많다"며 "여성 창업자가 투자 기관과 협의할 때나 창업 후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의사 결정권자들 역시 대부분 남자여서, 힘을 덜 얻거나 자연스레 배제되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다양한 분야로의 여성 진출이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여성의 이공계 진학 비율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높아졌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편 투자 유치에 해당 스타트업이 언제 창업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대상 65개 스타트업 중 2016년 이후 창업한 회사가 36개사로 절반이 넘었다. 2018년에 창업했지만,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도 9개사였다.
 
판교=이수기ㆍ김정민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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