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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간 708조 적자…한국, 일본에 무역적자 아닌 적 없었다

중앙일보 2019.07.08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지 50년이 넘도록 한국은 단 한 차례도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 품목은 일본 대체 가능 분야
소재·부품 기술력 의존이 주 원인
R&D 투자 늘려도 상당 시간 걸려

6일 한국무역협회(KITA)와 관세청의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1965년부터 2018년까지 54년간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누적액은 총 6046억 달러(약 708조원)로 집계됐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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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대일본 무역적자액은 1억3000만 달러였다. 이후 1974년 12억4000만 달러, 1994년에는 118억7000만 달러, 2010년 361억2000만 달러까지 불었다. 이후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200억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주요 국가별 무역수지 적자액은 일본이 240억8000만 달러로 가장 컸다. 사우디아라비아(223억8000만 달러), 카타르(157억7000만 달러), 쿠웨이트(115억4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지만, 이들은 한국이 100%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 수출국이다. 한국이 대일 교역에서 흑자를 내는 품목은 광물성 연료(31억9000만 달러), 천연진주·귀금속(5억6000만 달러), 어류·갑각류(3억7000만 달러) 등 일본이 대체 가능한 분야다.
 
한국의 대 일본 무역수지 현황

한국의 대 일본 무역수지 현황

일본과 교역에서 적자가 큰 데는 기술력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몸집을 키워왔지만, 여전히 소재·부품 기술력은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장시간 축적한 기술력이 있어야 하는 부품·소재 제품으로, 일본의 세계 시장 공급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정부는 대응책 모색에 나선다. ‘철저히 국익 관점에서 대응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에 따라 적시에, 적절한 수위로 맞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해두고자 물밑에서 작업 중이다.
 
핵심은 일본이 이번에 수출규제에 나선 3개 품목을 포함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소재·장비 등의 국산화를 최단 시간 내 이룰 수 있도록 자립화를 집중 지원하는 것이다.
 
이미 기술을 확보한 품목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도록 유동성을 지원하고, 상용화 단계에 있는 기술은 기업들과 협력해 실증 테스트에 들어간다. 아직 기술 개발 단계인 품목들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신속 지원한다. 정부는 관련 사업 예산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문제는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자금을 투입해서 해결될 문제였다면 이전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인력이나 기술습득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과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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