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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녹용 핵심성분 함량↑ 체내 흡수율↑ 효능 더하는 비법은 발효

중앙일보 2019.07.08 00:04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녹용 건강학 ‘건강의 8할은 음식’이라고 했다. 먹는 것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만드는 과정과 방법에 따라 건강 효과가 달라진다. 우리 선조는 그 방법의 하나로 ‘발효’를 택했다. 독성을 없애고 영양을 극대화한다. 원재료의 풍미도 끌어올린다. 음식뿐만이 아니다. 한약에도 이런 효과는 그대로 적용된다. ‘하늘이 내린 원료’ ‘원기의 상징’으로 불리는 녹용도 발효를 만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노폐물·콜레스테롤 체외 배출
성장 촉진하는 세포 생성 성분
발효 후 각각 88%, 31% 증가"

조선 21대 임금 영조와 중국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는 공통점이 있다. 평균 수명이 50세를 넘지 않던 시대에 80세 넘게 장수한 왕이다. 영조는 83세, 건륭제는 89세까지 살았다. 공통점은 또 있다. 모두 녹용을 주원료로 한 보약을 챙겨 먹었다. 그래서 녹용은 이들의 건강 비결로 꼽힌다. 이처럼 녹용은 지금도 가장 대표적인 보약이다. 인삼·동충하초와 함께 3대 보약으로 불린다. 역사적으로도 녹용의 효과는 증명됐다. 우리나라 전통 의학서 『동의보감』에는 녹용을 두고 “크게 소모된 몸의 기운을 북돋워 재생력과 면역력을 강화하고 생성된 기운을 끌어올려 힘이 나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또 중국 명나라 약학서 『본초강목』에선 “정과 수, 음과 혈을 보하며 병후 원기 회복, 허약한 사람, 폐결핵, 폐 기능 강화에 좋다”고 했다.
 
 
한약재 발효로 생기는 다양한 장점
 
그 자체로 최고인 녹용을 발효하면 어떻게 될까.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한약을 만드는 방법의 하나로 발효의 방식을 써왔다. 발효 한약은 한약재를 적당한 조건에서 발효시켜 원래의 성질과 효능이 효소 등 미생물에 의해 변화해 증강되거나 새로운 효능이 생기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한약을 말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우선 일반 한약보다 풍미가 좋다. 한약에서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는 전분이 발효 과정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되고 당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쓴맛이 줄고 풍미가 개선된다. 둘째, 흡수율이 높다. 한약을 발효하면 세포 간 결합이 끊어지면서 세포 속 유효 성분까지 추출된다. 따라서 90% 이상 추출이 가능하다. 게다가 저분자화돼 입자가 더 작은 상태라 흡수율이 높아진다.
 
셋째, 효소 작용으로 인한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발효 과정에선 많은 효소가 생긴다. 특히 항산화 효소가 많이 생겨 피부 개선, 노화 예방 등과 함께 혈액과 체내 노폐물을 정화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넷째, 기존의 효과를 증강한다. 발효는 80도 이하에서 진공 감압으로 농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약효가 휘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발효 녹용은 기본적으로 수십 배 고농축된 상태가 된다. 다섯째, 더욱 안전하다. 미생물 발효와 두 차례에 걸친 정밀 여과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농약과 중금속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독성을 제어하는 데 효과적이다. 당연히 발효 녹용에도 이처럼 다양한 효과가 담겨 있다.
 
 
강글리오사이드·판토크린 성분 증가
 
발효 녹용의 효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발효 녹용은 일반 녹용보다 강글리오사이드 함량이 높다. 발효 전 7.9㎍/ml였던 강글리오사이드 함량은 발효 후 14.9㎍/ml로 88.6%나 증가했다. 강글리오사이드는 녹용의 대표적인 유효 성분으로 신경세포, 특히 뇌 회백질에 풍부하다. 체내 노폐물과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녹용이 뇌세포 발달과 혈행 개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이유다. 또 이 연구결과 조골세포 등 성장 촉진에 관여하는 판토크린 함량도 발효 전 211.1㎍/ml에서 발효 후 276.8㎍/ml로 31% 많아졌다.
 
경희대 약대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발효 녹용이 장내 유산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조군인 일반 쥐의 장내 유산균 비율은 16%인 반면, 발효 녹용을 투여한 군은 37%로 높았다. 일반 녹용을 투여한 군(26%)과도 차이를 보였다.
 
면역력 증진 효과도 뚜렷하다. 발효 녹용은 대식세포 기능 촉진, 염증 반응 증진 등을 담당하는 면역 체계(보체계)가 활성화하는 것을 돕는다. 일반 녹용에는 이 같은 활성 유도 인자가 없다. 발암 억제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경희대 약대 연구진은 대장암에 걸린 쥐를 세 개 군으로 나눠 각각 사료에 녹용 추출물과 발효 녹용 추출물을 섞어 8주 동안 섭취하도록 했다. 한 군에는 사료만 줬다. 그 결과 대장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다섯 가지 이상의 병소 생성 억제 효과가 발효 녹용 투여군에서 가장 우수했다. 연구진은 “녹용을 발효시킴으로써 녹용 중 생리활성 물질이 보다 많이 추출됨과 동시에 발효에 의해 새로운 생리활성 물질이 생성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단 발효 녹용의 효능을 충분히 얻으려면 버섯 균사체에서 선별한 독특한 종균(바실루스 리체니포르미스)으로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 어떤 종균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발효의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종균은 균사체의 밀도가 낮아 발효가 잘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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