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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간은 한국뿐”…소수서원 등 9곳 세계유산 됐다

중앙일보 2019.07.08 00:02 종합 23면 지면보기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경북 안동 병산서원. 서애 류성룡을 기리는 서원으로, 1613년 건립됐다. [연합뉴스]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경북 안동 병산서원. 서애 류성룡을 기리는 서원으로, 1613년 건립됐다. [연합뉴스]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6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5년 처음으로 등재된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비롯해 14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유네스코 확정 … 국내 14번째
“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된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서원’은 1543년 건립된 한국 최초의 서원 소수서원(경북 영주)을 비롯해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총 9곳이다. 각 지역과 관련된 이름난 학자를 사표로 삼아 제사를 지내고, 학습과 토론 등 강학 활동을 펼친 곳이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에 대해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되고 있는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중국의 성리학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기뻐하는 서원 대표들. [사진 문화재청]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기뻐하는 서원 대표들. [사진 문화재청]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지난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산사가 우리 불교 1000년의 문화유산이라면, 서원은 유교 500년의 문화유산”이라며 “사학의 공간과 선열에 대한 존경의 공간이 어우러진 문화유산은 한국의 서원밖에 없다.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6일 회의장에 서원 대표들과 함께 참석한 이배용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에 따르면, "한국의 서원은 중국의 서원과는 다른 독특한 발전을 이뤘다. 건축기법, 자연경관과의 조화 등에서 완전성·진정성이 있다”고 발표한 중국 대표를 비롯해 쿠웨이트·스페인 대표 등이 우리나라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에 열렬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장은 “회의 참석자들이 도포와 갓을 갖춰입은 유림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기도 했다. 완전히 대한민국의 날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의 서원’은 2011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이후 2015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반려(Defer)’ 의견에 따라 2016년 4월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국내외 전문가의 의견을 거쳐 9개 서원이 갖는 연속 유산으로서의 논리를 강화한 등재신청서를 작성해 2018년 1월 유네스코에 제출했고, 올해 5월 이코모스로부터 ‘등재 권고(Inscribe)’ 를 받았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세계유산위원회가 등재 이후 9개 서원에 대한 보존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권고 사항 이행을 위해 외교부·지방자치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영·백성호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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