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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문재인 케어 이후 건강보험의 재정 과제

중앙일보 2019.07.08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 선임 위원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 선임 위원

최근 보건의료체계 관련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주요 과제는 의료 접근성 제고, 의료의 질 제고, 비용 감축으로 집약된다.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 정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약 30조 6천억 원을 투입하여 약 62.4%이던 건강보험 보장률을 7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현재 순차적으로 계획이 현실화되고 있다.
 
심장·암 질환 등 급성기 질환 관련 의료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7년 기준 GDP 대비 의료비 지출은 약 7.6%로, OECD 평균인 약 8.9%에 비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의료의 질도 선진국에 비해 낮지 않은 상태에서 이제는 제도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령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2018년 합계출산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의료관점에서 보면 지출 요인은 증가하고, 재원 확보는 어려워진다. 지금부터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보장성의 확대는 고급의료에 대한 수요를 촉발할 수 있다. 상급병원에 대한 수요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동네병원은 경증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수가를 통한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의료기관 간 의뢰와 회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수가도 개발되어야 한다. 의료 및 복지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병원-시설 복합 연계 모델도 도입되어야 한다. 즉 병원 중심체계에서 지역 및 가정 중심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약 80%에 이르는 국민이 민간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필요 이상의 소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민간보험과 건강보험 간 연계가 필요하다.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 등 공보험 체계 개편에 맞추어 실손보험의 보장 영역 변경 등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정부지원 방식 및 규모를 확정하여 건강보험 재정안정의 기틀을 확보해야 한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와 보험료 부담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매년 보험료율 인상도 적정 수준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다만 세금과 사회보험 보험료 부담의 합인 국민부담률의 적정화 관점에서 건강보험에 할애할 수 있는 부담 정도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의료욕구가 발생했을 때 소득 정도와 상관없이 누구나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체계에 근접해가고 있다. 의료의 질도 선진국에 비해 손색없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시대에 건강보험 제도가 자손만대 지속가능할 수 있는 체계로 거듭나기를 희망해 본다.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 선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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