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국 '법무장관 김칫국' 논란···野 들쑤신 '텔레그램 1200자'

중앙일보 2019.07.07 18:18
조국 민정수석(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민정수석(오른쪽 두 번째)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7일 ‘법무부 장관 김칫국’ 논란에 휩싸였다. 조 수석이 텔레그램 메시지로 몇몇 친분 있는 여당 의원들에게 자신의 의혹에 대한 해명 자료를 보낸 게 확인되면서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던 터라 야당에선 “김칫국을 마셔도 너무 일찍 마셨다”(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고 꼬집었다. 지명도 되기 전에 인사청문회에 대비하느냐는 것이다.
 
실제 인사청문회에서 거론될 법한 사안에 대한 해명이긴 했다.  ▶논문 표절 ▶아들의 학교폭력(학폭) 연루설 ▶사학 재벌설 등 세 가지 의혹이다. 논문 표절에 대해 조 수석은 “변희재, 황희원 등 ‘미디어와치’관련 인사들이 본인의 논문에 대해 ‘표절’ 또는 ‘중복 게재’ 제소를 했으나, 관련 대학에서 이하의 판정을 내렸다”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홈페이지에도 게재된 자료 링크를 첨부했다. 대부분 위반의 정도가 경미하거나 위반 자체가 아니라고 결론 났다는 내용이다. 아들이 문제를 일으켰는데 조 수석 부부가 ‘갑(甲)질’로 덮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조 수석은 “아들은 학폭 피해자”라며 “사건이 덮이는 것에 대해 항의해 가해자들이 제재를 받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부인이 사학재벌 출신이란 것에 대해선 “배우자의 선친은 퇴역 군인, 배우자의 처남은 회사원”이라고 반박했다. 조 수석의 모친이 경남 진해의 ‘웅동중학교’ 이사장이고, 부인이 이사로 등재돼 있는데 대해선 “재정이 어려운 학교라 이사장 및 이사직 모두 무보수”라고 했다.

 
북유럽 순방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 법무장관, 문 대통령, 노영민 비서실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북유럽 순방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차기 검찰총장 임명제청 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민정수석, 박 법무장관, 문 대통령, 노영민 비서실장,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건 텔레그램 메시지가 유통되기까지다. 조 수석과 가까운 한 의원은 “의원 몇 명이 조 수석에게 국회 출입기자들이 알려준 의혹인데 직접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요청하니 관련 자료를 보내준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설이 나오기 전에 받은 사람도 있고, 그 후에 받은 사람도 있다"고 했다. 메시지에 '인사청문회'란 단어가 없다고도 했다. 청문회 대비용이 아니란 취지다.

 
그러나 전파 과정을 보면 의혹을 살 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수석의 입각설이 돌던 6월 말부터 여권 내에서 확산됐다. 출처 없이 공유되기도 했고 수정본도 등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 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실의 A 보좌관이 법사위 보좌진 수십 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내용을 공유한 일도 있다. A 보좌관은 “원내 행정실에서 여당 내 의원들이 조 수석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자료를 정리한 것”이라는 설명을 달았지만 원내 행정실 관계자는 “출처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우리는 그런 자료를 만든 적이 없다. 정보 공유 차원에서 여당 법사위 간사실에 보낸 건데 와전이 됐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곳이다.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스1]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스1]

야당에선 청문회 대비용으로 기정사실화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민정수석 본연의 업무는 나 몰라라 하고 들뜬 마음으로 셀프 언론 플레이에 나선 거냐”고 비판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능력은 없고, 욕심만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행을 향한 조급증이 빚은 볼썽사나운 모습이 유감”이라고 말했고, 김재두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문 대통령의 공식 지명을 받고 해도 될 일인데 부적절한 행동으로 비난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과 송 의원실은 사태가 더 커질까 우려해 일단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번 사안이 조 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며 “이미 조 수석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온지 오래인데 무작정 시간을 끌 이유도 없고, 7월말 8월초에는 인사청문회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조 수석의 출마를 기대했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