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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에 ‘인사청탁’ 뇌물 건넨 관세청 공무원 해임은 정당

중앙일보 2019.07.07 14:19
고영태씨. 김경록 기자

고영태씨. 김경록 기자

최순실씨의 측근이던 고영태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면서 뇌물을 건넨 관세청 공무원을 해임 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이모 전 인천세관 사무관이 관세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인천세관 조사과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12월 고씨에게 자신의 상관인 김모씨를 인천세관장으로 추천했다. 이듬해 이씨의 추천대로 김씨가 인천세관장으로 임명되자 그 대가로 고씨에게 200만원을 전달했다. 2016년 5월에는 자신의 승진을 청탁하는 대가로 2000만원을 건넸다.
 
중앙징계위원회는 이씨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그를 해임했다. 돈을 받은 고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저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받았다.
 
이씨는 “고씨 요구에 따라 관세청 내부 인사들에 대한 세평을 알려줬을 뿐 인사청탁을 한 것은 아니다”며 “고씨 협박에 이기지 못해 돈을 건넨 것이고 승진 얘기는 고씨 기분을 맞춰주려고 한 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고씨에게 계속해 거액의 금품을 추가로 요구받아 고씨를 상당히 부담스럽게 여겼을 것인데도 2015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10여차례  만났고 관세청장으로 천모씨를 추천했다”며 “고씨가 요구하는 금품을 제공하지 못해 불이익을 입을까봐 걱정하는 사람의 행동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고위직 인사에 이씨의 청탁과 고씨의 영향력이 개입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행정조직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음은 물론, 공무원들의 자긍심과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며 “인천세관장 직위에 특정인을 임명하도록 청탁하고 자신의 승진을 부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것은 헌법이 능력주의의 기틀 위에 세운 직업공무원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행위로 엄히 징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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