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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 좋아 휴가 더 간다···"일감 줄어 공장 돌릴수록 손해"

중앙일보 2019.07.07 12:00
경기 악화에 올여름 휴가 기간 늘어난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철회하기 이전인 지난 6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부산 = 이은지 기자.

르노삼성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철회하기 이전인 지난 6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부산 = 이은지 기자.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하면서 기업인들은 여름휴가를 지난해보다 더 길게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공장 가동률이 감소하자 재고 관리 차원에서 기업이 근로자 여름휴가 기간을 늘린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7일 전국 5인 이상 751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국내 기업 평균 여름휴가 기간은 4.0일이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응답한 여름휴가 기간(3.8일)보다 0.2일 늘어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근로자들이 더 여름휴가를 길게 가는 편이었다. 같은 조사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 근로자는 올해 평균 4.6일의 여름휴가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이에 비해 300인 미만 중소규모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는 3.9일간 여름휴가를 떠날 전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휴가일수 격차(0.7일)은 지난해(0.8일)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다.
 
경기 악화→가동률 하락→여름휴가 기간 증가
 
기업 규모별 2019년 여름휴가 기간. 그래픽 = 김주원 기자.

기업 규모별 2019년 여름휴가 기간. 그래픽 = 김주원 기자.

 
경총이 지난해보다 여름휴가 기간을 늘려 잡은 기업을 대상으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근로자 복지 확대 차원이었다(38.3%).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최대 20만원의 국내 여행비를 지원해주는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름휴가 기간이 증가한 또 다른 이유는 경기가 악화하면서 생산량이 감축했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휴가기간을 늘린 기업의 34.0%가 ‘경기 부진으로 공장 생산량이 줄어들자 여름휴가를 늘렸다’고 응답했다. 또 별도로 19.2%의 기업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여름휴가를 늘렸다’고 말했다.  
 
일감이 줄어들면 그만큼 재고가 쌓여서,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다. 재고 관리를 위해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확률적으로 국내 기업 2곳 중 1곳은 이런 이유로 공장을 멈추고 이 기간 근로자에게 휴가를 준다는 뜻이다.
 
34% “일감 부족해 휴가기간 늘렸다”
 
올해 기업의 73.7%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 = 김주원 기자.

올해 기업의 73.7%는 지난해보다 경기가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 = 김주원 기자.

 
실제로 응답 기업의 73.7%는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경기가 ‘매우 악화했다’는 인식도 15.8%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경기가 좋아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3.1%에 불과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올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율은 300인 미만 기업(74.9%)이 대기업(69.0%) 보다 5.9%포인트 높았다.
 
임영태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경총이 2012년부터 매년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서 질의한 결과, ‘지난해보다 경기가 악화했다’고 응답한 비중은 올해가 역대 최고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했다고 평가한 기업의 비율. 그래픽 = 김주원 기자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악화했다고 평가한 기업의 비율. 그래픽 = 김주원 기자

 
설문에 응답한 기업은 올해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주로 여름휴가를 집중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8월 초순(38.5%) 가장 많은 기업이 휴가를 떠나고, 7월말(32.9%)에 휴가 가는 곳도 많았다. 다만 7월말~8월초에 여름휴가를 사용하는 기업의 비중(71.4%)은 지난해(76.3%)보다 4.9%포인트 감소했다. 
 
임영태 경제분석팀장은 “여름에 집중적으로 휴가기간을 지정하는 기업보다, 연중 아무 때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휴가제도를 실시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여름휴가 날짜도 분산하는 추세다”라고 분석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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