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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들이 다 ‘에이틴’ 출신? 웹드라마로 눈 쏠린 방송가

중앙일보 2019.07.07 10:00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도하나 역을 연기한 배우 신예은. 걸크러시 매력을 자랑한다. [사진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에이틴’에서 도하나 역을 연기한 배우 신예은. 걸크러시 매력을 자랑한다. [사진 플레이리스트]

 ‘에이틴’에서 청순한 우등생 김하나 역을 맡은 이나은.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다. [사진 플레이리스트]

‘에이틴’에서 청순한 우등생 김하나 역을 맡은 이나은.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다. [사진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에이틴’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네이버 브이라이브 V오리지널로 첫선을 보여 누적 조회 수 2억 뷰를 돌파하며 10대 사이에서 ‘국민 드라마’로 자리 잡으면서 종전 웹드라마가 세운 기록을 차례로 경신하고 있는 것. 지난달 말 종영한 시즌 2는 방영 기간 5200만 뷰를 돌파하며 본편 누적 조회 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해당 기간 드라마가 선 공개된 ‘플레이리스트’ V채널의 구독자 수는 35%가량 증가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에이틴’ 시즌2 방영 기간에 5200만뷰
2억뷰 돌파한 시즌1 이어 신기록 행진
철저한 사전조사로 10대 공감대 형성
방송ㆍ광고 제작 및 유통 판도도 바꿔

고등학생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에이틴’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들 역시 방송계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극 중 도하나 역할을 맡아 걸크러시한 매력을 뽐냈던 신예은은 단숨에 tvN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의 주연을 꿰찼고, 김하나 역할로 청초한 매력을 자랑한 이나은은 9월 방영 예정인 MBC 수목극 ‘어쩌다 발견한 하루’ 준비가 한창이다. 신예은과 이나은은 각각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연습생과 2015년 데뷔한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로 첫 연기 도전이었지만 ‘에이틴’ 덕분에 이미 검증된 배우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신예은이 촬영한 광고만 15편에 달해 ‘10대의 전지현’이라 불릴 정도다.   
 
TV 드라마 주인공 꿰찬 웹드 여신들
고른 인기를 자랑하는 ‘에이틴’ 출연진. TV 드라마, 예능 등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사진 플레이리스트]

고른 인기를 자랑하는 ‘에이틴’ 출연진. TV 드라마, 예능 등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사진 플레이리스트]

1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에이틴’ 출연진 모시기에 나섰다. KBS2 음악방송 ‘뮤직뱅크’는 이달부터 최보민(골든차일드)과 신예은을 MC로 낙점했다. 역대 ‘뮤직뱅크’ 남자 MC는 송중기ㆍ박서준ㆍ박보검 등 당대 최고 인기 배우들이 맡아왔지만 이번에는 ‘에이틴’ 시즌 2에 전학생 류주하 역할로 합류해 인기를 끈 최보민을 택한 것이다. 여보람 역의 김수현은 최근 데뷔 싱글 ‘지구 한 바퀴’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스틱스토리 소속 연습생으로 ‘프로듀스 101’ ‘믹스나인’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정작 ‘에이틴’이 가수의 꿈을 이뤄준 셈이다.    
 
올 초 JTBC ‘SKY 캐슬’에서 쌍둥이 형 차서준 역으로 출연한 김동희 역시 ‘에이틴’이 배출한 스타다. 동생 차기준 역의 조병규와 강예서 역의 김혜윤 역시 각각 ‘음주가무’와 ‘전지적 짝사랑 시점’ 등 웹드라마에서 먼저 활약한 케이스. 덕분에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요즘은 아역 배우들도 연기를 참 잘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TV를 좀처럼 보지 않는 10대 사이에서는 “‘에이틴’ 하민이가 요새 ‘SKY 캐슬’에 나온다”고 말할 정도. 주로 소비하는 플랫폼에 따라 체감하는 배우 인지도마저 달라졌다.  
 
올 초 종영한 드라마 ‘SKY 캐슬’. 김동희, 김혜윤, 조병규 등 웹드라마에서 먼저 활약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사진 JTBC]

올 초 종영한 드라마 ‘SKY 캐슬’. 김동희, 김혜윤, 조병규 등 웹드라마에서 먼저 활약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사진 JTBC]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에 출연한 배우 김혜윤. [사진 와이낫미디어]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에 출연한 배우 김혜윤. [사진 와이낫미디어]

웹드라마 ‘음주가무’에 출연한 배우 조병규. [사진 와이낫미디어]

웹드라마 ‘음주가무’에 출연한 배우 조병규. [사진 와이낫미디어]

그렇다면 10대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7년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출자해 만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한 공감대 형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앞서 ‘연애플레이리스트’ 제작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 것. ‘에이틴’을 담당한 박예은 마케터는 “2년 전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여러 차례 진행해 캐릭터마다 100문 100답이 가능할 정도로 입체적 인물로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당초 김하나 역할로 오디션을 본 신예은이 도하나 역할을 맡게 된 것도 구체적인 이미지가 먼저 확보된 덕분이다. 발랄한 실제 성격과 달리 시크한 역할이 어울릴 것이라고 본 제작진은 “머리를 자를 수 있겠냐”고 물었고, 신예은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단발머리의 당당한 도하나 캐릭터가 탄생했다. 박 마케터는 “도하나의 속마음은 실제 내 모습과 닮았으면서도 겉모습은 내가 되고 싶은 이상향을 담고자 했다”며 “그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서 공감하면서도 동경하게 되는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대들이 쓰는 대화법 적극 활용”
매회 ‘에이틴’ 오프닝을 장식하는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글. [사진 플레이리스트]

매회 ‘에이틴’ 오프닝을 장식하는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올라온 글. [사진 플레이리스트]

매회 페이스북 페이지 ‘서연고 대신 읽어드립니다’에 올라온 사연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이나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는 모습도 이러한 리서치의 결과물이다. 이들에게는 누가 나를 좋아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것도, 친구들 사이의 우정에 금이 가고 있음을 느끼는 것도 모두 실생활보다 페이스북에서 먼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이틴물이지만 관계가 변화하는 지점들을 섬세하게 짚어낸 덕에 10대뿐 아니라 20~30대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팬십도 처음 모집했다. 가수 팬클럽에 가입하면 팬미팅을 선예매하고, 굿즈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에이틴2’ 팬십에 가입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최대 일주일 먼저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그 결과 일본·미국·호주 등 전 세계 24개국에서 회원들이 몰려드는 등 글로벌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지난달 방탄소년단 영국 웸블리 공연을 생중계 하는 등 아이돌 콘텐트 제작에 공들여온 네이버 V라이브로서도 팬덤이 한층 넓어졌다. K팝 팬덤이 결집한 데 이어 웹콘텐트의 메카로 떠오르면서 10대 친화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웹드라마 ‘아 남고라서 행복하다’. 남고가 이야기 배경으로 ‘남자들의 에이틴’이라 불린다. [사진 72초 TV]

웹드라마 ‘아 남고라서 행복하다’. 남고가 이야기 배경으로 ‘남자들의 에이틴’이라 불린다. [사진 72초 TV]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V오리지널 작품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단 플레이리스트에서 직접 만든 작품이 아니더라도 타깃층과 일치하는 작품들을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먼저 공개해 10대 이용자들을 잡아두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와이낫미디어가 제작한 웹예능 ‘리얼하이로맨스’를 시작으로 4월엔 72초 TV가 만든 웹드라마 ‘아 남고라서 행복하다’, 5월엔 딩고 스튜디오의 ‘로봇이 아닙니다’ 등 매달 새 오리지널을 방영하는 식이다. CJ ENM의 디지털 스튜디오인 tvN D 역시 지난해 화제를 모은 ‘통통한 연애’ 시즌 2를 이달부터 V오리지널로 공개하고 있다.  
 
네이버, 오리지널로 동영상 강자 될까  
제작사로서도 네이버와 협업에 긍정적이다. 제작비를 확보해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72초 TV의 이은미 매니저는 “웹드라마는 여성 시청층이 대부분이지만 ‘아 남고라서 행복하다’가 남학생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새로운 시청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유튜브 채널 시청층이 넓게 퍼져 있다면, 네이버는 콘텐트별로 적극적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밝혔다. 홍보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디지털 콘텐트는 홍보가 쉽지 않은 편이지만 네이버 V오리지널로 방영되면 포털 메인에 우선적으로 노출된다”며 “다만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의 간극이 큰 편”이라고 밝혔다.  
 
웹드라마 ‘통통한 연애’. ‘60kg 아이돌’로 유명한 소녀주의보의 샛별, 구슬 등이 출연한다. [사진 tvN D]

웹드라마 ‘통통한 연애’. ‘60kg 아이돌’로 유명한 소녀주의보의 샛별, 구슬 등이 출연한다. [사진 tvN D]

웹드라마의 급성장 이면에는 기존 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의 변화에 둔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학교’나 ‘반올림’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은 청소년물이 있었지만 드라마 제작비가 점점 더 높아지고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면서 10대 시청자들이 소외된 결과”라며 “회당 10분 안팎의 콘텐트에 익숙해진 젊은 층에 60분짜리 16부작 드라마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모두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예대 극작과 고선희 교수는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메커니즘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큰 이데올로기를 담은 기승전결의 선형 서사는 점차 사라지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일상을 담은 이야기가 사랑받는 상황에서 웹드라마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어 “TV 드라마가 최근 몇 년간 장르물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룬 것처럼 웹드라마 역시 하이틴물을 한 축으로 가져가긴 하겠지만 점차 장르의 다양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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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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